야당만 참석한 외통위 ‘반쪽’ 파행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참고인 양금덕 씨 “죽어도 그 돈 안 받아”
원고 3명 ‘제3자 변제’ 방식 공식 거부
민주 ‘정부 해법 철회’결의안 단독 의결
여당·외교부 “한·일회담 악영향” 불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1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참고인 출석 등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에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1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참고인 출석 등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에 찬성을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소집됐지만 여당이 불참해 ‘반쪽’으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 참고인으로 나온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강제징용 해법 정부안 철회와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는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오는 1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의심된다며 회의를 보이콧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호 외통위원장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외교부 당국자들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결국 야당과 무소속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외통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이날 회의 개의를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을 “굴욕적 해법”이라고 비난했다. 조정식 의원은 “1910년 일제에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 이후 최악의 국가적 치욕이자 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는 양 할머니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양 할머니는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은 옷을 벗으라고 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살고 있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 나라가 아니라 원수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후에 다시 단독으로 회의를 열고 강제징용 정부 해법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의결했다. 회의에 불참한 국민의힘 외통위 위원들은 별도 성명에서 '민주당은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를 일방적으로 개회했다'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무용하게 한 것이며 국민 권리를 완전히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대법원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생존 원고 3명은 제3자 변제 방식에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지원단체, 일본제철 소송 지원단체 및 대리인은 이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방문해 이런 뜻을 담은 문서를 전달했다. 원고 3명은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와 일본제철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다. 이들은 지난 10일 제3자 변제 거부 의사를 담은 내용증명을 재단에 발송했다. 내용증명에는 이들의 위자료 채권은 제3자 변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의뢰인의 의사에 반해 변제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일제 강제징용 해법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4주 만에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10일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0%포인트(P) 하락한 38.9%로 집계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지율 하락은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 발표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조사는 무선 97%·유선 3%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4%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