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쌀에서 2년째 독성물질 나왔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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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이승준 교수팀 분석 결과
20개 샘플 중 6개 녹조 독소 검출
1월 식약처 “불검출” 발표에 반격
환경단체, 공동조사 필요성 제기


벼 수확하는 모습.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부산일보DB 벼 수확하는 모습.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부산일보DB

낙동강 유역 논에서 생산한 쌀에서 녹조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2년 연속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환경단체는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농수산물 조사에서 ‘불검출’이 나온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민관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13일 낙동강 유역 6곳, 영산강 1곳 등 총 7곳에서 생산한 쌀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3월에도 낙동강 하류에서 생산한 쌀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부산일보 2022년 3월 23일 자 10면 등 보도)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3월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열린 낙동강 쌀에서 '발암물질·생식 독성' 녹조 독성 물질 검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2022년 3월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열린 낙동강 쌀에서 '발암물질·생식 독성' 녹조 독성 물질 검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분석은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팀이 맡았다. 이 교수팀은 낙동강 중·하류 권역 20개 샘플과 영산강 하류 3개 샘플로 분석을 실시했다. 쌀은 지난해 9~11월 농민에게 샘플당 5kg씩 직접 구매했다. 분석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탠덤 질량분석기(LC-MS/MS)’와 ‘효소면역측정법’으로 2차 분석했다.

환경단체는 국내 쌀 소비량을 고려해 체중 60kg의 성인이 계속 먹는다면 하루 섭취허용량 기준을 넘긴다고 주장했다. 가장 엄격한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하루 섭취허용량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허용량으로 볼 때는 허용량의 12.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올해 초 식약처의 농산물 조사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식약처는 1월 쌀, 무, 배추 등 130건에 대해 마이크로시스틴 조사를 한 결과 모두 불검출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환경단체는 “식약처가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할 지점은 낙동강 강변 인근과 하굿둑 인근 지역이어야 했으나, 식약처 조사 지점에서 이들 지역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단체는 정부에 민관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이들은 “녹조 문제의 바른 진단과 해결을 위한 ‘위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동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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