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빙하 복원해보니… “지구온난화로 빙하 더 빨리 녹을 것”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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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퇴적물 광물 분석
1만 6000년 전 빙하 양상 복원
퇴적물 광물 함량 변화 활용해
빙하 후퇴 가속화 시점 확인

북극 해빙 사진(기사화 무관함). 극지연구소 제공 북극 해빙 사진(기사화 무관함). 극지연구소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약 1만 6000년 전 북극해 빙하를 복원해 분석한 결과, 현재의 지구온난화에 따라 빙하가 녹는 현상이 비가역적(되돌릴 수 없음)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극지연구소는 홀로세 온난기(1만 1000∼5000년 전) 북극해 관문에 위치한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군도 북부에 분포했던 거대 빙상 후퇴 가속화 양상을 처음으로 복원한 결과, 오늘날 지구온난화에 따른 빙하 용융이 비가역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2017년 한국-노르웨이 국제공동탐사 기간 북부 스발바르 피오르드 해역에서 획득한 여러 점의 코어 퇴적물 광물 조성을 분석해 1만 6000년 전 스발바르 북부에 존재했던 빙하의 거동과 후퇴 양상을 처음으로 복원했다. 이는 빙하가 후퇴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막대한 양의 철이 빙하 인접부에서 빠르게 퇴적되는 성질에 착안한 것이다.

퇴적물 내 철산화광물 함량 변화를 바탕으로 시기에 따른 빙하의 위치를 추적해 빙하 후퇴 속도를 산출할 수 있다.

논문 제1저자인 장광철 극지연구소 박사는 “해양과 대기 온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했던 것과 달리 1만 800년 전을 기점으로 빙하 후퇴는 매우 빠르고 급격하게 진행됐다”며 “이는 최근 관찰된 그린란드 해양기저빙하 후퇴 양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빙하 후퇴 가속화가 발생한 두 시점의 대기 온도가 거의 일치한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빙하 용융은 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교신저자인 남승일 박사는 “특정 온도 이상에서 빙하가 급격하게 용융되는 현상을 뜻하는 ‘온도 임계점’ 가설이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적인 신빙성을 획득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지난 1일 국제학술지 ‘지구·행성 과학 회보’(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에 게재됐다.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빙권(지표면이나 해수면의 위 아래 층이 모두 눈·얼음 및 영구동토층으로 구성돼 있는 기후권)의 면적과 부피를 빠르게 감소시키며, 해수면 상승과 연안침식, 해양 생태계 위협 등 인류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앞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2021년 발표한 제6차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에 의한 빙하 감소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 빙하 거동에 관한 지속적인 관측자료의 획득과 함께 과거 기후변화기록 복원을 통해 보다 정확한 예측 및 대응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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