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소환된 ‘2012년 중앙고 농구부’의 기적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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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바운드’ 제작 발표회

단 6명으로 전국대회 준우승
부산 중앙고 농구부 실화 바탕
코치 역 안재홍 “10kg 늘려”
출연진 매일 ‘농구 일지’ 기록
장항준 감독 “희망 주는 작품”

영화 ‘리바운드’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왼쪽에서 네번째)과 출연 배우들이 1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리바운드’ 제작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일군 기적 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왼쪽에서 네번째)과 출연 배우들이 1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리바운드’ 제작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일군 기적 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2012년 부산 중앙고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어요. 관객들에게 희망과 재미, 위안을 주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장항준 감독)

“실제로 중앙고 체육관에서 촬영했어요. 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받을 때면 진짜 강양현 코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안재홍 배우)

단 6명으로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따냈다.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영화 ‘리바운드’는 부산 중앙고 농구부가 일군 기적 같은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최약체’였던 중앙고 농구부와 신임 코치가 전국 고교 농구대회에서 거둔 값진 결과와 그 여정이 펼쳐진다.

장항준 감독은 1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리바운드’ 제작 발표회에서 “중앙고 농구부의 기사를 봤던 게 기억난다”며 “5년 전쯤 연출 제안을 받았는데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배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이 함께했다.

영화 ‘리바운드’ 출연 배우들이 1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리바운드’ 제작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출연 배우들이 1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리바운드’ 제작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감동 실화…소품 하나까지 신경 써”

농구는 5명이 출전하는 경기다. 교체선수까지 포함한 엔트리는 12명이다. 그 정도는 있어야 경기 도중 부상, 반칙 퇴장 선수가 나올 때 대처할 수 있다. 2012년 열린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중고농구대회에 출전한 중앙고 농구부 선수는 단 6명. 그마저도 한 명은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쇄골을 다쳐 뛸 수 없게 된다. 이제 남은 선수는 5명뿐. 이들에게 교체는 있을 수 없었다. 이들이 일군 기적 같은 이야기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가 장 감독의 손을 거쳐 영화마을을 찾는다. 영화 ‘범죄도시’ 제작진이 10여 년 동안 영화화를 준비했고, 장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넷플릭스 ‘수리남’을 쓴 권성휘 작가와 ‘킹덤’ 시리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부산 출신 안재홍 배우가 강양현 코치를 맡아 현실감을 높인다. 장 감독은 “안재홍 배우가 실제로 강 코치와 싱크로율이 높다”며 “신장이나 헤어 스타일은 물론이고 하체가 튼실한 점도 비슷하다”고 웃었다. 이에 안재홍은 “출연을 결정하고 10kg을 증량했다”며 “실제로 촬영할 때 강 코치님으로 오해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배우 안재홍이 영화 ‘리바운드’에서 신임 코치 강양현을 연기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배우 안재홍이 영화 ‘리바운드’에서 신임 코치 강양현을 연기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장 감독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작은 소품 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당시의 감동을 오롯이 전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해서다. 장 감독은 “세트 촬영을 하나도 하지 않고 모두 로케이션으로 했다”며 “실화를 다룬 이야기라 실제와 가장 비슷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선수들이 착용했던 밴드나 신발 같은 소품들도 사용했다”면서 “리모델링된 중앙고 체육관 문도 학교 측에 양해를 구하고 예전의 문으로 바꿔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몰입감을 올리고 의미를 더하는 데 도움이 될거라고 봤다”면서 “배우들도 당시 선수들과 비슷한 느낌으로 캐스팅하려고 400여 명을 오디션 봤다”고 했다.


■安 “30기가 자료 보면서 연구했어요”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중앙고 농구부 기적의 중심에는 신임 코치를 맡았던 강양현이 있다. 고교 농구 시절 MVP까지 올랐던 강 코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다 중앙고 코치직을 맡는다. 선수들을 직접 모으고 다독이며 값진 결과를 이뤄내는 인물이다. 안재홍 배우가 강 코치를 연기했는데 외형은 물론 표정과 말투, 행동까지 상당히 비슷하게 구현해냈다.

안재홍은 “촬영장에 당시 규혁 선수의 어머니께서 오셨다”며 “그때 강 코치님과 비슷한 헤어 스타일을 하고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깜짝 놀라시더라”고 했다. 그는 “중앙고가 대회에 나갔을 때 자료를 받았는데 거의 30기가 분량이었다”면서 “모든 영상을 보면서 강 코치님을 분석했다”고 했다. 이어 “그때의 그 느낌과 감동을 저희 영화에 많이 녹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캐릭터 뒷이야기도 덧붙인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하면서 감량을 했었어요. 이번 작품 출연을 결정하고 10kg를 늘렸는데 전혀 어렵거나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10kg에서 멈추는 게 어렵더라고요.(웃음)”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영화 ‘리바운드’ 스틸 컷.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배우 이신영과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가 농구부원으로 나선다. 이신영은 “첫 영화라 설레고 두렵기도 하다”며 “농구를 하나도 할 줄 몰라서 매일 농구 연습을 하면서 ‘농구 일지’를 기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재홍 선배가 저희를 많이 다잡아주셨다. 큰 힘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극 중 ‘규혁’을 연기한 정진운은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캐릭터”라며 “승부욕이 강한 친구라 경기 중에 보인 습관 같은 것도 체크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장 감독은 극 중 김민이 연기한 ‘재윤’ 캐릭터에 희망의 메시지를 좀 더 담았다고 했다. 감독은 “청년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침잠한 현실을 다독이고 싶었다”며 “미래가 너무 막막하지 않나. 재윤의 노력과 결과를 통해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민은 “경기에 나가보진 못했지만, 농구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연습도 정말 열심히 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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