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핵잠수함·영국 군비 증강… 중·러 맞서 뭉치는 ‘오커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3국 정상회담 뒤 공동 성명
호주, 10년 일찍 핵잠 확보
영, 예산 늘려 핵 방위 강화
“자유로운 태평양” 한목소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서 ‘오커스’ 3국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세 정상은 2030년대 초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3척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서 ‘오커스’ 3국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세 정상은 2030년대 초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3척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된 미국·영국·호주의 ‘오커스’ 동맹이 호주에 계획보다 앞당겨 미제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하고 영국은 국방비를 더 늘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해협에서 고조되는 군사 갈등이 각국의 군비 지출 확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의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정상회담 뒤 성명을 발표하고 연내에 호주 군·민간 인력을 미·영 해군 등에 배치해 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올해 중 미국 핵추진 잠수함의 호주 항구 방문을 확대하며, 2030년초부터 미국이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3척을 판매(필요시 2척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애초 목표보다 10년 빠른 것이다. 이와 함께 영국은 2030년대 후반에 오커스 차원의 핵추진 잠수함을 자국 해군에 인도하고, 호주 또한 2040년 초 자국 해군에 핵추진 잠수함을 추가 인도하기로 합의하는 등 상세 일정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태평양 국가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태평양 국가라고 말한다”면서 “미국은 수십 년간 태평양에서 안정을 지켜 왔고 아세안부터 중국까지 역내 수많은 국가가 그 혜택을 누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국제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오커스의 최우선 목표는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우리는 모든 국가의 주권이 존중되고 모든 개인의 존엄성이 유지되는 세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모든 국가가 강압 없이 자국의 주권적 이익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세계”라며 중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수낵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점증하는 강압적 행동, 이란과 북한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은 위험과 혼란, 분열로 규정되는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위협”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3국의 잠수함 함대가 대서양과 태평양 전역에서 자유롭고 개방되고 열린 지역을 수호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잠수함 구입과 더불어 영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국방비를 2년 동안 50억 파운드(약 7조 9000억 원)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방 부문 추가 투자금 중 30억 파운드는 핵 방위 산업 인프라 강화와 오커스 정책 이행 등에 들어간다. 또 19억 파운드는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를 대체하고 군수품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영국은 국방비 목표를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로 설정했다.

수낵 총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식량 무기화, 무책임한 핵 발언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더 공격적인 태도 등과 결합해서 위험하고 무질서하며 분열된 세계를 만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를 가진 나라이고 세계 질서에 도전”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