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창원시의원 수사만 석 달째… 여당 눈치보나(종합)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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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의원 수사 제자리걸음”
유족들, 손배 청구 소송 제기
경찰 “법리 검토할 부분 많아”

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막말을 해 공분을 산 김미나 창원시의원.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유족에게 막말을 해 공분을 산 김미나 창원시의원. 연합뉴스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를 놓고 막말을 뱉으며 논란이 된 김미나(국민의힘·비례) 창원시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석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지지부진한 수사를 두고 ‘여당 눈치 보기’라며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 중순 김 의원에 대한 사건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화물연대 등이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1월 17일 김 의원을 한 차례 불러 약 4시간 조사한 후 해당 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페이스북 등 본인의 SNS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시체팔이 족속들”, 화물연대에 “겁도 없이 나라에 반기 드는 가당찮은 XXX들”이라는 등 게시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사안에 대해 법리 검토 중에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성격을 규정한다든지, 개인이 아닌 단체에 대한 부분의 혐의 성립이 어떻게 될 것인지 등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복잡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가족과 시민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김 의원이 공개 사과 등으로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데다 창원시의회가 ‘30일 출석정지’를, 국민의힘 경남도당이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린 상황에서 경찰의 지지부진한 수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배우 고(故) 이지한 씨 어머니 조미은 씨는 “유족이 고소한지 오래됐는데, 아직 사건이 결론이 나지 않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병하 10·29 이태원참사 경남지역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 역시 “우리나라 사법·공안기관들이 너무 정부 집권여당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김 의원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 의원의 막말로 인해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것이다.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민법상 2차 가해는 불법 행위라는 취지에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들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에 대한 상세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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