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매물 거둬들이는 집주인… 대형 호재에 강서구 부동산 ‘들썩’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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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불확실성 사라진 신공항 호재로
50만 개 일자리, 주택 수요 불러
공항 매개한 주변 개발 기대감도
로드맵 발표 뒤 투자 문의 이어져
에코델타시티 전매권 거래 늘 듯

가덕신공항의 구체적인 개항 로드맵이 발표되자 신공항 수혜지로 부산 강서구가 떠오르고 있다.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전경. 부산일보DB 가덕신공항의 구체적인 개항 로드맵이 발표되자 신공항 수혜지로 부산 강서구가 떠오르고 있다.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의 가장 큰 호재로 평가받던 ‘가덕신공항’ 건설 속도가 빨라졌다.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고 2029년 말 개항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강서구 일대 부동산업계가 들썩인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강서구 일대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문의가 이어졌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부동산 시장에서 대형 호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가 지원으로 각종 인프라 확장은 물론 그 개발 성격이 공공성을 띠고 있어, 대규모 국책사업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서구 명지동의 한 부동산중개소 사무소장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막연한 호재와 구체화된 호재에 대한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며 “예전부터 ‘가덕신공항 건설이 언제쯤 될까’ ‘안 되는 것 아닌가’하고 지켜보던 투자자들이 내년에 당장 공사에 들어간다고 하니 서둘러 투자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책사업의 경우 투입되는 예산 규모도 매우 크지만 일자리 창출 등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가덕신공항 사업이 본격화되면 5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당연히 이들이 살 곳이 필요해지는데 그 직접적인 수혜지로 명지국제신도시, 에코델타시티 등이 있는 강서구가 꼽힌다.

신공항이 들어서면 주거지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뿐 아니라 공항을 매개로 한 주변 개발도 활성화된다. 공항 주변에서는 복합관광단지, 업무·숙박·상업 시설 등도 동시에 개발된다. 동부산에 비해 부족했던 서부산의 인프라가 공항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스파이어 복합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가덕신공항이라는 호재가 또 다른 호재를 불러올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다른 지역에서 문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가덕신공항 이후 수도권 등 타지에서도 문의가 잇따른다. 타지에서 오는 문의는 대부분 실거주보다 투자 수요인 경우가 많다. 가덕신공항 수혜지로 강서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대형 호재가 확정되자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지난 7일 대규모 복합 쇼핑단지가 명지에 들어선다는 발표가 나온 뒤 일주일 만에 또 호재가 발표됐기에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명지동의 다른 부동산소장은 “이사, 대출 상환 등 급히 처분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매도를 희망했던 집주인이 ‘분위기를 좀 보겠다’며 매물을 거두어들이는 경우도 있다”며 “대형 호재에 집주인의 마음도 변하며 시장 분위기 자체가 조금 바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가덕신공항 건설로 일자리가 50만 개가량 늘어난다고 분석된다. 이는 그대로 주택 수요로 이어진다”며 “일자리와 주거지와의 거리, 학교와 같은 주변 인프라를 고민했을 때 강서구 일대가 가덕신공항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이라는 대형 호재가 가시화되면서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의 전매권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 초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에 강서구에서 가장 먼저 분양했던 에코델타시티 한양수자인, 호반써밋 스마트시티 등은 3월부터 전매할 수 있게 된다. 시행령 공포 시기는 3월 중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 자체가 많이 올라가 공공택지 아파트의 매력이 더 커진 상태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15일 발표한 ‘2023년 2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당 579만 3000원이다. 평당(3.3㎡)으로 따지면 1910만 원 수준이다. 에코델타시티의 한양수자인, 호반써밋 등 민간분양 아파트가 1400만~1500만 원대로, 강서자이, 이편한세상 센터포인트, 푸르지오 센터파크 등이 1300만~1400만 원대로 거래됐는데 그 차이만큼 소위 ‘프리미엄’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강서구 강동동의 한 부동산소장은 “매수를 희망하는 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거가 래되지 않아 명확한 시세는 없는 상황”이라며 “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시세가 반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분양권 투자에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데다 에코델타시티의 분양 아파트들은 다른 지역 아파트보다 저렴해서 인기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적당한 가격이라면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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