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헤쳐 나갈 때 여야 없었다[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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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해결사 지역 정치권

민주당 의원·시장 한 몸 돼 돌파
국힘 의원 당내 TK 정서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왼쪽부터) 의원, 최인호 의원, 이낙연 전 대표,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부산일보DB·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왼쪽부터) 의원, 최인호 의원, 이낙연 전 대표,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부산일보DB·연합뉴스

정부의 ‘2029년 말 개항’ 발표로 가덕신공항은 이젠 정말 ‘불가역적인’ 단계로 진입했다. 지역 사회 전체의 열망과 역량이 한데 뭉쳐 이뤄낸 결과지만, 숱한 난관 속에 고비 고비마다 제 역할을 해 준 여야 인사들의 기여도 역시 컸다.

현 정부에서 조기 개항의 매듭이 지어졌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해공항 확장’ 결론 이후 사장됐던 가덕신공항을 부활시킨 일등 공신은 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남권 발전 비전인데다 약한 지역 기반을 대형 이슈로 돌파하려는 셈법도 작용했다.

현 야권의 가덕신공항 드라이브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울경(PK) 권력을 장악한 이후 본격화됐다. 광역단체장 3명뿐만 아니라 민주당 PK 현역 의원 7명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가덕신공항 이슈를 되살렸다. 당시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남을) 의원은 중앙당과 정부는 물론 지역 야당 의원도 ‘맨투맨’으로 만나 부산 정치권의 ‘원 보이스’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최인호(사하갑)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와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진두지휘한 당시 이낙연 당 대표의 최측근이었다. 이 대표가 가덕신공항의 최대 우군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 동시에 중앙당 수석대변인으로 수도권 언론의 가덕신공항 폄훼 시도를 차단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부친상 중에도 가덕신공항 관련 오보를 바로잡으려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지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재수(북강서갑) 의원 역시 원내선임부대표로서 원내지도부의 전폭적인 가덕신공항 지원을 끌어내는 데 힘을 쏟았다. 경남의 김정호(김해을) 의원은 ‘신공항 박사’로 불릴 정도로 김해공항 확장안의 허점을 면밀하게 파악, 총리실 검증위가 백지화 결론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영춘 전 의원은 2021년 4월 패색이 짙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당이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약속하면 무조건 출마하겠다”며 중앙당의 적극 지원을 이끌어 냈다.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송영길 전 대표도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인천시장을 지냈지만 “가덕신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부산 국민의힘 의원 역시 대구·경북 지역 등 당내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민의 숙원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특별법 처리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당초 가덕신공항에 부정적이던 당시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에 내려와 ‘전폭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2021년 특별법 처리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 야당 간사이던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은 당 소속 대구·경북 의원의 반발에도 리더십을 발휘해 김해신공항 백지화 등 가덕신공항 특별법의 핵심 요소를 지켜 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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