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관계 정치 활용, 지도자 도리 아냐” [한·일 정상회담]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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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재일동포와 간담회
“싸울 때 싸워도 교류 이어져야”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확대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첫 일정으로 재일동포를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오후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도쿄 한국학교 학생 합창단의 애국가 합창으로 시작한 이날 간담회에는 재일동포 77명이 참석했다. 일본 도자기 명가 ‘심수관 가’의 제15대 심수관(본명 오사코 가즈데루) 씨가 참석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도자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동포 사회는 우리 민족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와 함께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일관계의 가장 탄탄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다”며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여러분이 더 큰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와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선언하면서 ‘불행한 50년이 1500년의 우호 역사를 부정하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언급한 일을 소개하며 “도쿄에 와서 여러분을 뵈니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국민은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고, 한국 국민은 코로나 창궐 전인 2018년 758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2019년에도 500만 명이 넘게 일본을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국민이 상대국을 좋아하면 문화에 관심을 갖는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양국 문제를 국내 정치나 자기 입지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 국가에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가 원상회복을 해도 만일 대립이 생긴다면 강력하게 싸울 때는 싸워야 할 수도 있지만, 교류까지 끊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정부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미래 세대와 문화·학술은 늘 탄탄한 교류 기반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보고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하는데 너무 당연한 결정을 한 것이다. 엄청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일관계가 불편하거나 악화되면 동포부터 힘이 든다. 정부 대표로서 동포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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