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악순환 벗어나 ‘외교 정상화’ 계기 될 듯[한·일 정상회담]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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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전망

윤 대통령 “새 출발 알리는 의미”
기시다, 한·미·일 공조 강화 화답
경제·군사 안보 협력 확장 예고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한·일 관계에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대통령의 방일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지만 두 나라 차원의 정상방문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양국 외교가는 10년 넘게 갈등의 악순환에 빠졌던 한·일관계가 본격적으로 정상화를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공통적으로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를 만난 것은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일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을 양국 국민에게 알려 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을 ‘한국과 자유·인권·법치의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를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두 나라의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긴밀하게 공조하고 연대해서 국제사회의 불법적인 위협과 국제적 난제에 슬기롭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미·일 공조를 강화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정상 간 교류는 역사 문제의 여파로 안보,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교착되다시피 했던 한·일 관계를 본격적으로 개선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일을 통해 ‘한·일 정상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스페인 마드리드), 9월 유엔총회(미국 뉴욕), 11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캄보디아 프놈펜) 등에서 여러 차례 접촉했으나 모두 다자 정상외교 무대였다. 실질적 정상회담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해제, 우리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 등 다양한 현안이 한꺼번에 매듭지어졌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두 나라가 불안정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재개하고, 한·미·일 삼각공조까지 이뤄 내는 등 안보 분야까지 긍정적 협력관계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시다 총리가 올해 안에 우리나라를 답방할 경우 두 나라는 다방면에 걸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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