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공급? 평화 중재?… 푸틴 방문하는 시진핑에 서방은 경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시 주석, 20일부터 러 국빈 방문
중·러 전략적·실무적 협력 도모
젤렌스키 만날지도 최대 관심사
미국 “중 휴전 조장은 러만 이익”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2022년 2월 4일 시 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부터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2022년 2월 4일 시 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 맞서기 위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시 주석은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평화 중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는데, 미국과 서방은 이에 대해 “러시아만 이득을 본다”며 시 주석의 행보를 경계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20~22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시 주석은 방러 기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이번 러시아 국빈 방문에서 푸틴 대통령과 양국 관계와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또 이번 국빈 방문이 “양국의 전략적 협력과 실무적 협력을 촉진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해 양자 정상회담을 벌인 뒤 6개월 만에 직접 대면한다. 베이징 외교부는 이번 방문을 “우정, 협력, 평화의 방문”이라고 표현했다.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행은 중국에서 전례가 없는 3연임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이후 첫 외국 방문이다. 시 주석이 최고의 예우를 받는 국빈 방문을 통해 미국에 맞선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협력 강화 방안이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을 할지 합의 여부가 관심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양국 정상이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제한 없는 동반자를 선언하며 관계를 강화했다. 이후 중국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 등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의 편을 들어왔다. 미국은 심지어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의 방러 기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접촉해 정전 협상 중재 방안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 주석의 방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 평화 중재 시도에 대해 미국과 서방은 경계하고 나섰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관련 질문에 “그 회담이 언제 열리는지 지켜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AP통신에 “바이든 행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전범 용의자인 만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평화를 중재하려는 중국의 열망이 더 비판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전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은 “중국이 휴전을 조장하면서 자신들을 평화주의자로, 그리고 싸움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유일한 사람으로 자처할 수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를 희생시키면서 러시아에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도 지난 17일 “우리는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전 세계 다른 국가들과 함께 푸틴의 군대 철수를 촉구할 것이다”며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 회복에 진정한 역할을 한다면 당연히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