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커리어에 한 획"…배드민턴 안세영, 27년 만에 전영오픈 여자 단식 우승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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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 中 천위페이 2-1로 꺾고 우승 차지
3세트 59번 랠리 끝에 득점 성공, 승기 잡아
한국, 여자 복식에서 금·은 모두 따내며 선전
혼합복식서도 은…한국, 금2·은2 최고 성적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21·삼성생명·세계랭킹 2위)이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안세영은 한국 선수로는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여자 복식 금메달과 은메달을 석권하며 선전했다.

안세영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세계 랭킹 4위)를 세트 점수 2-1(21-17 10-21 21-19)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영오픈 여자 단식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7년 만이다. 전체 종목에서는 2017년 여자 복식 장예나-이소희 조 이후 6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었다. 안세영은 2020년 첫 출전 당시 32강에서 탈락하고, 지난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세 번째 출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안세영은 준결승에서 세계 3위인 대만의 다이쯔잉에 2-1(17-21 21-19 24-22)로 역전승하고 결승에 올랐다. 천위페이는 지난해 전영오픈 챔피언이자 현재 세계 1위인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7 21-8)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안세영은 이날 천위페이를 상대로 1세트부터 탄탄한 수비력과 절묘한 결정력을 무기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1세트 15-12 상황에서 천위페이의 강한 공격을 두 번 연속 몸을 던지는 수비로 막아 냈다. 천위페이는 잇따라 실수를 범하며 안세영에게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안세영은 1세트를 21-17로 따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안세영은 2세트를 아쉽게 내줬지만 3세트에 다시 힘을 냈다. 안세영은 1-0 상황에서 천위페이와 59번의 랠리 끝에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안세영은 11-7로 먼저 11점 고지를 밟았고, 이후 두 번의 인·아웃 챌린지 요청이 모두 받아들여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은 경기 막판 천위페이에게 20-19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강력한 중앙 스매싱 공격으로 접전을 마무리 지었다.

안세영은 우승을 차지한 뒤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멋진 경기장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제 커리어에 한 획이 또 그어진 것 같다”며 “제 자신이 자랑스럽고,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할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한국은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추가했다. 한국 선수 간의 결승전으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김소영-공희용(세계 6위) 조는 이소희-백하나(세계 20위) 조를 2-0(21-5 21-12)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에서 유일한 메달(동메달)을 안겼던 김소영-공희영 조는 지난해 4월 광주 코리아 마스터스 우승 이후 1년 만에 메이저 국제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전영오픈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것은 2008년 남자 복식(정재성-이용대 조)·여자 복식(이경원-이효정 조) 금메달 이후 15년 만이다.

한국은 혼합복식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서승재-채유정(세계 9위) 조는 결승전에서 세계 1위인 정스웨이-황야치홍(중국) 조에 1-2(14-21 21-16 12-21)로 졌다.

한편 전영오픈은 1899년 창설된 대회로, 배드민턴에서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월드투어 파이널에 이어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회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중 최고 수준인 '슈퍼 1000' 대회 중 하나다. 2023 전영오픈 총상금은 125만 달러(약 16억 3000만 원)이며, 우승 상금은 단식 8만 7500달러(약 1억 1500만 원), 복식 9만 2500달러(약 1억 2000만 원)이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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