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로 북항 화물 주차장 옮겼지만… 규모 절반에 가격은 배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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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대 주차 기존 주차장 대신
우암부두 임시주차장 애로 많아
엑스포 유치 확정 땐 ‘폐쇄’
화물연대 집회서 대책 요구

화물연대본부 부산지역본부가 20일 오전 부산 남구 우암부두 임시화물자동차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 정기주차방식과 주차요금 개선 등 화물차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화물연대본부 부산지역본부가 20일 오전 부산 남구 우암부두 임시화물자동차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 정기주차방식과 주차요금 개선 등 화물차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준비로 부산항 북항 일대에서 화물차 주차장이 줄어들자 화물차 기사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임시주차장이 개장했지만 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이마저도 없어질 수 있다. 기사들은 안전운임제 폐지에 더해 이중고가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화물연대본부 부산지역본부(이하 화물연대)는 20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우암부두 임시화물자동차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항 일대 화물 주차면수 축소와 주차비 인상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화물차 기사들은 기자회견에서 이날 문을 연 우암부두 임시주차장이 기존 감만부두 주차장에 비해 규모가 작고 주차비도 비싸다며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산시, 남구청을 상대로 주차비 인하와 북항 일대 화물차 주차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BPA에 따르면 BPA는 이날 감만부두 1번 선석 부지에 있던 600여 대 규모 주차장을 폐쇄했다. 감만부두 1번 선석은 북항 운영사 통합 과정에서 반납돼 공용부두로 사용되다 이번에 운영권이 매물로 나왔고, 내년부터 이곳에서 한국허치슨터미널이 부두 운영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기존 주차장을 폐쇄하게 된 것이다.

BPA 측은 비슷한 규모로 주차장 운영이 가능한 부지를 찾았으나, 북항 일대 여러 부지가 엑스포 행사장으로 사용될 예정인 탓에 절반 규모의 우암부두 부지를 임시방편으로 주차장으로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임시주차장은 화물차와 승용차를 합쳐 총 300여 대만 주차가 가능해 주차 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1일 주차비도 감만부두 주차장은 6600원이었지만, 우암부두 주차장은 1만 1000원으로 배 가까이 올랐다.

부산월드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우암부두 임시주차장마저 2026년에 문을 닫아야 한다. 우암부두는 엑스포 핵심 개최지라 엑스포가 열리는 2030년 전에 각종 준비를 위해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북항 일대 화물차 주차난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BPA 항만운영실 관계자는 "북항 일대가 월드엑스포가 열리는 주요 부지라 인근에 주차장 대체부지를 찾기도 쉽지 않다"며 "부산시와 남구청 등도 부두 인근 주차장 부지를 구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계속되는 주차난에 화물차 기사들이 무단주차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화물연대 측은 "새벽과 심야 시간에 출퇴근을 하는 화물노동자는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어 대다수가 승용차로 출퇴근한다. 화물차 운행을 마치고 주차장에 들어왔을 때 화물차를 주차할 곳이 없다면 주차장 밖 도로에 무단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며 "화물차 무단주차가 반복되는 것은 물론 주차공간을 찾느라 화물노동자가 늦게 귀가하게 되면 휴식과 수면 시간도 짧아져 또 다른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BPA 측은 주차비는 토지 급지에 따라 책정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BPA 항만운영실 관계자는 "이번에 개장한 우암부두 주차장은 주거지 인근에 있어 주차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며 " 부산시, 지자체와 함께 대체부지를 찾고 있지만 북항은 엑스포 유치 관련 변수가 많아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20일 개장한 부산 남구 우암부두 화물차주차장. 강선배 기자 ksun@ 20일 개장한 부산 남구 우암부두 화물차주차장. 강선배 기자 ksun@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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