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기지개 켜는 ‘부산 브랜드’ 콘서트… 올해는 어디서 즐길까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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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문화회관 이색 ‘튜바연주회’
오페라로 올해 첫 짜장 콘서트

을숙도문화회관 명품콘서트
‘아시아&사하’ 협업 무대 선봬

영화의전당 29일 11시 콘서트
영화 ‘정이’ 음악감독과 만남

지난달 28일 열린 금정문화회관 '11시 브런치 콘서트' 모습. 금정문화회관 제공 지난달 28일 열린 금정문화회관 '11시 브런치 콘서트' 모습. 금정문화회관 제공

공연 프로그램에도 비슷한 듯 다른 듯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 코로나19가 닥친 중에도 알음알음 공연은 이어져 왔지만,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등이 해제되면서 공연장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새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각 공연장 ‘브랜드 콘서트’가 올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물가 인상이다 뭐다 해서 영화나 공연 관람료도 오르는 추세지만, 이들 브랜드 콘서트는 가격 면에서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프로그램 내실화로 관객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정수요음악회·11시 브런치 콘서트

지난달 28일 열린 금정문화회관 '11시 브런치 콘서트' 해설자로 나선 한국예술종합학교 홍승찬 교수. 금정문화회관 제공 지난달 28일 열린 금정문화회관 '11시 브런치 콘서트' 해설자로 나선 한국예술종합학교 홍승찬 교수. 금정문화회관 제공

금정문화회관의 새봄맞이는 지난달 일찌감치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은 2023년 첫 11시 브런치 콘서트인 ‘하모니카 랩소디’를 보기 인한 관객들로 만원이었다. 하모니카 독주회를 꾸리는 것도 흔치 않거니와 한국인 최초 하모니카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박종성이 나오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홍승찬 교수가 해설자로 가세한 덕분이다. 이날 공연장에서 만난 강창일 금정문화회관장은 “하모니카인 박종성이 자작곡 ‘흔적’과 민요를 편곡해서 들려준 ‘새야 새야’는 관객을 왜 이 아침에 (공연장으로) 오게 했는지를 충분히 만끽해 줬다”며 기뻐했다. 2012년 시작한 11시 브런치 콘서트는 1만 5000원만 내면 커피까지 제공되고, 12월까지 총 6회가 예정됐다.

제809회 금정수요음악회 ‘문지웅 튜바 연주회’ 포스터. 금정문화회관 제공. 제809회 금정수요음악회 ‘문지웅 튜바 연주회’ 포스터. 금정문화회관 제공.

금정수요음악회(1만 원)도 지난달 1일 제804회 금정수요음악회 ‘이지연 바이올린 리사이틀’ 공연부터 올해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매주 수요일 은빛샘홀(394석)에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2004년 9월 8일 이후 20년을 꼬박 채우고 있는 금정문화회관이 자랑하는 장수 음악 프로그램이다. 22일 오후 7시 30분 열릴 제809회 금정수요음악회만 하더라도 평소 보기 힘든 ‘문지웅 튜바 연주회’가 준비된다. 오케스트라 관악기 중 가장 큰 덩치로, 가장 낮은 음역을 담당하는 튜바가 독주 악기로 변신하는 무대이다. 튜바 독주회는 국내는 물론이고 부산에선 더더욱 찾기 어려운 공연이어서 기대된다.


‘짜장 콘서트’ 부산예술회관으로 옮겨 재개

제29회 짜장 콘서트 소프라노 정혜리와 테너 양승엽. 음악풍경 제공 제29회 짜장 콘서트 소프라노 정혜리와 테너 양승엽. 음악풍경 제공

전문예술단체 음악풍경이 2019년부터 매달 개최하는 짜장 콘서트도 주목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개최 장소를 부산예술회관으로 옮겨서 진행한다. 매달 1회, 연 10~12회의 지속적인 콘서트(올해로 5년째)를, 그것도 보통 사람들(불특정 다수)을 위한 콘서트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음악풍경의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올해 첫 짜장 콘서트 ‘거품 쫙 뺀 오페라: 동백 아가씨’는 23일 오후 7시 30분 마련된다.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소규모 편성으로 무대에 올린다. 김창욱 대표는 “원래 오페라는 음악은 물론, 연극·춤·무대장치·의상·소품 등이 총동원되는 대규모 편성이지만, 여기서는 변사(辯士)의 내레이션에 따라 아리아 중심의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면서 “그래서 흔히 공연되는 ‘갈라 콘서트’나 ‘콘서트 오페라’와는 좀 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입장료는 일반 1만 원인데 선착순 예약자 20명에겐 인근 중화요리 전문점 8000원짜리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식권을 제공한다. 공연 문의 051-987-5005.


을숙도문화회관 명품 콘서트·예술공감·굿모닝 콘서트

제88회 을숙도 명품콘서트 ‘아시아&사하(Asia & Saha)’ 포스터.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제88회 을숙도 명품콘서트 ‘아시아&사하(Asia & Saha)’ 포스터.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을숙도문화회관은 공연 분야, 그중에서도 음악과 지역 예술인에 방점을 찍는 기획으로 남다른 자부심을 갖는다. 당장은 음악인 출신 홍희철 관장 의지가 무엇보다 크게 작용한 덕분이지만, 이전 관장들의 역할도 상당했다. 을숙도문화회관 대표 브랜드 공연 ‘명품 콘서트’는 88회로 2023년 새봄을 연다. 23일 오후 7시 30분 을숙도문화회관 대공연장에 열릴 이번 공연은 아시아의 유명 연주자와 부산 예술인이 함께하는 ‘아시아&사하’ 이색 협업 무대로 꾸민다. ‘예술공감’(전석 1만 원)도 16팀 라인업을 마무리하고 21일 오후 7시 30분 소공연장에서 ‘삶이 지친 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라는 제목으로 첫 무대를 선보인다. 31일 오전 11시 올해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제15회 굿모닝 콘서트(전석 1만 5000원·커피 제공)는 ‘기타의 품격에 취하다’로 정했다.

을숙도문화회관 명품 콘서트 공연 모습.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을숙도문화회관 명품 콘서트 공연 모습.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을숙도문화회관 예술공감 공연 모습.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을숙도문화회관 예술공감 공연 모습. 을숙도문화회관 제공

홍 관장은 “지역 예술인을 우선 무대에 세우는 원칙을 고수한다”면서도 “서부산권 지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중성 있는 무대를 자체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오페라·클래식을 자주 접하기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대중성과 예술성이 적절히 가미된 컬래버레이션 열린 음악회를 자체 기획해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는데 관객 반응도 폭발적”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의전당 ‘11시 콘서트’…올해는 ‘영화음악페스티벌’로

영화의전당 '11시 음악회' 포스터.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의전당 '11시 음악회' 포스터. 영화의전당 제공

11시 콘서트란 이름으로는 지난해 5월이 첫 개최였지만, 금난새 장일범 서희태 조윤범 등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시작한 2012년 2월로 치면 어느덧 12년 차에 접어든 장수 음악회다. 지금까지 총 101회 공연, 약 3만 명의 관객과 함께하였으며, 지역민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는 영화음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부산 출신 영화음악감독 손한묵(부산영화음악협회 대표)이 호스트를 맡아 다채로운 영화음악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첫 공연인 오는 29일 오전 11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을 지낸 고 강수연 배우의 유작인 영화 ‘정이’의 음악감독 김동욱과 함께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와 음악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영화 정이 OST뿐만 아니라 음악감독 김동욱이 참여한 드라마 지옥의 OST를 ‘선율 스트링’의 연주로 들려줄 예정이다. 전석 2만 원.

영화의전당 '11시 음악회' 2023 음악감독 겸 호스트를 맡은 손한묵 부산영화음악협회 대표.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의전당 '11시 음악회' 2023 음악감독 겸 호스트를 맡은 손한묵 부산영화음악협회 대표. 영화의전당 제공

이 밖에 작곡가 이명로의 영화음악, 한국 영화음악의 거장 이병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12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준비된다. 올해 11시 음악회 음악감독 겸 호스트를 맡은 손한묵은 영화음악·드라마 음악 작곡가이자 부산영화음악협회 대표로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는 차세대 영상음악가이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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