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마잉주 이달 역사적 방중… 내년 대만 선거 미·중 대리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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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현직 총통 중 첫 본토행
시 주석·지도부 접견은 불투명
공산당, 국민당 포섭에 공들여
집권여당 민진당, 미국과 협력

마잉주(왼쪽) 전 대만 총통이 대만의 전현직 총통 중 처음으로 이달 중국 본토를 방문해 양안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마 전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11월 7일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나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잉주(왼쪽) 전 대만 총통이 대만의 전현직 총통 중 처음으로 이달 중국 본토를 방문해 양안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마 전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11월 7일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나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잉주 전 대만총통이 대만의 전현직 총통으로는 처음으로 이달 중국 본토를 전격 방문한다. 내년 대만의 총통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 소속 총통이었던 마 전 총통의 방중은 긴장이 고조되는 양안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이 오는 27일부터 내달 7일까지 중국 장쑤성 난징과 후베이성 우한, 후난성 창사, 충칭, 상하이 등을 방문한다고 마 전 총통 측에서 밝혔다. 마 전 총통의 방중이 성사될 경우 그는 1949년 국민당이 국공내전에서 패배하고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중국 본토를 최초로 방문하는 전현직 총통이 되는 셈이다. 마 전 총통은 후난성 출신으로 현지에서 중국 학생들을 만나고 중·일 전쟁 유적지, 고향 등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마 전 총통 재단은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만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마 전 총통의 방중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양안 긴장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특히 대만에서 내년 1월 총통 선거와 의회격인 입법원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마 전 총통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 전 총통의 국민당이 대만에서 집권하던 8년간 양안 관계는 비교적 평화로웠다. 그의 집권 말기였던 2015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시 주석과 역사적인 양안 첫 정상회담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후보가 총통으로 당선되면서 양안 관계도 급랭됐고, 대만이 미·중 사이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은 대만을 노린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내년 대만 총통 선거가 대만 내 미·중 대립 구도 속에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중국은 대만 독립 세력에는 강경 대응하면서도 총통 선거를 겨냥해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포섭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국민당의 샤리옌 부주석은 지난달 10일 중국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쑹타오 주임을 만나 양국의 여러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샤 부주석은 쑹 주임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에 성공해 8년간 집권한 차이 총통은 임기 제한 때문에 내년 총통 선거에 불출마한다. 대신 라이칭더 부총통이 여당의 대선 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민진당 정부는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미국산 무기 구입을 서두르고 국제기구 확대 참여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민진당이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에 참패하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게다가 지난 1일 대만 민주문화교육재단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대만인의 61.1%가 “미·중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해 내년 선거 지형이 중국에 나쁘지는 않다.

한편 중국이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대만 이슈와 관련해 무력 사용보다는 교류에 더 방점을 찍는 접근을 하며 온건하고 신중한 어조를 보여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최근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4기 1차회의 폐막식 연설을 통해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추진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분열 활동에 결연히 반대할 것”이라면서 “흔들림 없이 조국 통일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평화로운 발전’을 강조했다.

리창 신임 중국 총리도 전날 내외신을 상대로 한 첫 기자회견에서 “양안 동포는 한가족”이라며 “양안 동포들의 정상적인 왕래를 조속히 실현하고 각 분야의 협력을 회복하는 것은 모두의 공통된 기대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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