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 관리 못하면 중증 응급 간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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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대사질환 최신 치료법

갑상선암 성급한 완치 판정 위험
표적항암제, 상당한 효과 드러나
당뇨병, 피부 센서로 연속 측정
인슐린 자동 주입하는 펌프 치료
골밀도만으로 골다공증 판정안돼
최근 골생성 촉진 약물 주목받아
경동맥 초음파로 동맥경화증 진단
혈관 두께·강직도 실제 알 수 있어

김인주 부원장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동맥경화증 진단을 위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김용기내과의원 제공 김인주 부원장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동맥경화증 진단을 위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김용기내과의원 제공

필수의료가 붕괴될 위기다. 현재도 필수 분야 의료인력이 부족한데 전공의 지원자도 없어 의료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 중이지만 쉽지 않다.

생명 유지와 직결되는 중증, 응급, 분만, 소아 분야가 우선 지원대상으로 현재 거론되고 있다. 사실 어느 한 분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갑상선질환 등과 같은 다빈도 만성질환 역시 필수의료에서 빠뜨릴 수 없다. 외상을 제외한 중증 응급환자의 많은 경우가 고혈압, 당뇨병 등 적절하게 치료되지 못한 만성 내분비대사질환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 외 치매도 당뇨병에서 증가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갑상선암 5년 경과 완치판정은 성급

갑상선질환은 대표적인 내분비질환이다. 신체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호르몬이다. 갑상선호르몬의 작용에 변동이 초래될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 외에도 양성 결절과 암이 발병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악성종양 중에서는 사망률이 가장 낮다. 다른 암과 비교할 때 폐와 뼈, 림프절로의 전이도 드문 편이다. 그런 이유로 해서 갑상선암의 경우 사이즈가 작으면 당장 수술하지 않고 추적관찰을 통해 감시를 하거나, 갑상선 전체를 잘라내지 않고 부분만 절제하는 엽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용기내과의원 김인주 부원장은 “사망률이 낮지만 그래도 암이기 때문에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갑상선암 수술 후 5년이 경과했다고 성급하게 완치 판정을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 그 후에도 언제든지 재발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체 갑상선암 경과를 살펴봤을 때 재발률이 10% 이상 올라가는 시점이 10년 정도 경과했을 때라고 한다. 그러므로 암수술을 받은 후에도 추적관찰을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전까지는 전이된 갑상선암에서 항암제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표적 항암제가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추세다.

갑상선 결절, 갑상선 비대, 항진증과 저하증 및 갑상선염 등을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해선 호르몬 검사와 갑상선 스캔, 동위원소를 이용한 핵의학 장비 등을 완비해야 한다. 갑상선에 결절이 발견되면 내원 당일에 초음파검사와 초음파 유도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원스톱으로 해 줘야 환자가 편리하다.

■연속혈당 측정과 연동한 인슐린 펌프

당뇨병과 비만은 내분비대사 영역에서 가장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진 분야다. 당뇨병에서 초래되는 만성합병증 중에 망막증과 신장병증은 실명과 만성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당뇨병을 적절하게 관리하여 합병증을 예방해야 필수의료에서 강조되는 중증 급성 심뇌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최근엔 연속혈당 측정을 진행한다. 기존의 혈당 체크기로 자가혈당을 측정하는 방식이 아니고 피부 지방층에 가는 센서를 삽입해서 핸드폰으로 연동시켜 혈당치를 확인한다. 보통 10~14일 정도의 혈당 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식사와 운동에 따른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알려 준다.

당뇨병 환자에게 매번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고 자동으로 인슐린이 주입되게 하는 것이 인슐린 펌프 치료다. 비싼 비용과 늘 기계를 차고 다녀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인슐린 치료법으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김인주 부원장은 “최근에 연속혈당 측정 결과와 연동시키는 방법을 적용해 인체에서의 분비와 더욱 비슷하게 만드는 폐쇄형 인슐린 펌프가 출시돼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아직 2형 당뇨병에는 보험급여가 적용이 되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고 설명했다.

■골밀도 검사로 골다공증 판정은 불충분

골다공증은 골절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대퇴골 골절이 유발되면 침상생활을 할 수밖에 없어 사망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골다공증을 단순히 골밀도 검사만으로 판정하는 것은 불충분한 경우가 많다. 암 발병 이후 체력이 떨어지거나 살이 빠지면 뼈도 약해진다. 연령이 젊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 환자도 미리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류마토이드 관절염, 비타민D 부족, 스테로이드 약물 등도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골다공증 약물은 뼈가 새로 만들어지게 하는 골생성 기능과 낡은 뼈를 없애는 골흡수 기능을 한다. 이제까지는 골흡수를 떨어뜨리는 골흡수억제제가 주로 개발됐는데 최근에는 골생성을 촉진하는 약물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혈관 두께와 강직도까지 체크

고혈압과 고지혈증도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첫 진단부터 약물치료를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평생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단순히 ‘혈압이 높습니다’라고 하기 보다는 미세단백뇨, 심전도 검사, 망막검사 등을 통해 고혈압에 의한 말초장기의 손상을 환자에게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의 검사 결과만 보여 주는 것보다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와 상하지 동맥경화검사 등을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인주 부원장은 “경동맥 초음파를 시행하면 콜레스테롤로 인해 실제 혈관이 두꺼워진 상태를 볼 수 있으며, 동맥경화검사를 통해 혈관의 강직도를 보며 노화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럴 때 환자들이 약물치료를 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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