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조선 독립 만세’ 외친 일본인 청년이 있다면?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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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극단 쌈,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
23~26일 부산 범일동 일터소극장
선 소녀와 일본인 청년 사랑 이야기
일제강점기 힘없는 사람들 부각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조선 독립 만세)’ 연습 장면. 시민극단 쌈 제공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조선 독립 만세)’ 연습 장면. 시민극단 쌈 제공

1919년 3월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일본어로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친다. 조선 소녀를 사랑하는 일본인 청년이다. 이러한 상상을 담은 연극이 부산 관객을 만난다. 그 시절 힘없이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를 선보이려 한다.

시민극단 쌈은 이달 23일부터 26일까지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를 부산 동구 범일동 일터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3.1 만세 운동이 일어난 일제강점기 두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조선과 일본을 떠나 시대적 배경에 희생당한 사람들도 부각한다.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조선 독립 만세)’ 포스터. 시민극단 쌈 제공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조선 독립 만세)’ 포스터. 시민극단 쌈 제공

작품을 연출한 시민극단 쌈 정종호 대표는 “당시 현장에서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친 일본 청년이 있었다는 발칙한 상상으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며 “민족과 역사, 전쟁과 사죄 같은 거대 담론보다 격동의 시대를 살다 간 힘없는 사람들 이야기를 부각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연극을 사랑하는 다양한 시민이 참여한 작품이다. 쌈은 10대부터 60대까지 모인 극단이다. 강사, 사회복지사, 헤어 디자이너, 학생, 주부 등 다양한 시민이 함께한다.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조선 독립 만세)’ 연습 장면. 시민극단 쌈 제공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조선 독립 만세)’ 연습 장면. 시민극단 쌈 제공

과부인 ‘덕철 엄마’ 역할을 맡은 김선영 배우는 “연극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대사가 나온다”며 “저 같은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는 게 쉽지 않은데 이번 연극은 제가 비장애인과 협업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했다. 그는 “실제 나이는 30대인데 10대 아들이 있고 몸이 불편한 40대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 ‘조센 도쿠리츠 반자이’는 간절한 외침과 눈물로 당시 사랑과 우정 등을 표현할 예정이다. 침략 전쟁으로 고통받은 조선 민중들의 한 맺힌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목~금요일인 23~24일에는 오후 8시, 토~일요일인 25~26일에는 오후 5시에 공연을 시작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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