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안 가려면 운동”…의사가 알려 주는 ‘병원과 이별하는 운동법’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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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할래? 병원 갈래?’ 나용승 메포츠협회장
근력·유산소 운동 꾸준히 하면 웰다잉 가능
“등 근육·코어 운동에 많은 시간 할애하라”

‘운동 마니아 의사’ 나용승 대한메포츠협회 회장은 등 근육 운동과 코어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라운드 숄더(둥근 어깨), 거북목, 일자목, 허리 통증, 목·어깨 결림 등의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지만, 등 근육 운동과 코어 운동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등 근육을 강화하면 잘못된 자세와 체형이 균형을 찾고 반듯해지며 뒤태가 예뻐진다고 말했다. 나 회장이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시범을 보인 승모근 강화 운동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운동 마니아 의사’ 나용승 대한메포츠협회 회장은 등 근육 운동과 코어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라운드 숄더(둥근 어깨), 거북목, 일자목, 허리 통증, 목·어깨 결림 등의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지만, 등 근육 운동과 코어 운동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등 근육을 강화하면 잘못된 자세와 체형이 균형을 찾고 반듯해지며 뒤태가 예뻐진다고 말했다. 나 회장이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시범을 보인 승모근 강화 운동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운동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설파하는 의사가 있다. 병원을 멀리하려면 평소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을 먹는다고 당뇨병과 고혈압이 절대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며, 운동으로 약을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는, 의사로서 하기 힘든 도발적(?)인 말도 서슴없이 건넨다. 그러고는 병원과 약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일상과 노후를 위해서는 전 국민이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 마니아 의사가 펼치는 ‘운동 예찬론’의 속사정이 궁금해진다. 그를 만나 병원과 이별하는 운동법에 대해 들어 봤다.


나용승 회장이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시범을 보인 등 근육 강화 운동의 방법과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나용승 회장이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시범을 보인 등 근육 강화 운동의 방법과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평소 운동 즐기면 ‘장수하고 웰다잉’

나이가 곧 육십이라 몸이 하나둘 고장 날 법도 하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운동을 한 이후 아픈 곳이 없다는 나용승(59) 대한메포츠협회 회장. 마라톤 풀코스 완주 수십 회, 100km 울트라 마라톤 3회 완주, 철인 3종 올림픽 코스 7회 완주, 보디빌더대회 4차례 참가…. 그에겐 ‘운동 마니아 의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가 주변에 운동의 습관화를 권유하고 나선 건 20여 년간 노인병원을 운영하며 지켜본 많은 환자들 때문이었다. “고혈압약과 당뇨약이 치료제인 줄 알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는 건 먹어도 절대 낫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약을 복용해도 고혈압과 당뇨가 심해질 땐 투약량을 늘리게 됩니다. 약을 끊으면 혈압과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부작용인 리바운드 현상도 나타납니다.”

나 회장은 ‘9988234’의 뜻을 아느냐고 물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안에 죽어야 복이라는, 노인들이 꿈꾸는 웰다잉을 말합니다. 실제로 장수하시다 잔병 없이 돌아가시는 분들은 대부분 주무시다 심장이 멈춰 돌아가십니다. 그런 분들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약을 먹는 분들이 거의 없고, 평소 운동을 즐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약을 먹으면 고혈압과 당뇨 합병증이 조금 천천히 올 뿐, 절대 장수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나 회장은 더 늦지 않게 운동을 습관화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노인 의료비 급증을 들었다. 2021년 지출된 노인 의료비는 35조 원. 그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노인 의료비가 저출생 현상 속에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을 갈수록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병원 갈 일이 줄어든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의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제대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한다.

병원을 멀리할 수 있는 운동은 어떤 운동일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그는 의학(medical)과 스포츠(sports)를 융합한 ‘메포츠’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어 냈다. 질환별로 운동 종류와 양을 달리해 약처럼 ‘처방’한다는 개념이다. 메포츠의 핵심은 근육 감소를 막고, 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40세가 넘어 중년으로 접어들면 해마다 1%씩 근육이 줄어든다. 70~80세가 되면 40대 근육량의 30~40%가 사라진다. 이 때문에 근육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더 이상 줄어들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근력 운동의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근골격계 질환에 쉽게 노출되고 병원행이 잦아진다.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은 허리 디스크, 어깨 질환, 거북목, 관절염 등이다. 근육이 부족한 여성은 낙상과 골절 위험이 커진다.

나 회장은 근육이 줄어들면 ‘마이오카인’이라는 호르몬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마이오카인은 근육 내에서 분비되는 근육 호르몬으로, 체중 조절, 항염증 작용, 피부 개선, 골격근 손상 제어, 당뇨와 치매 예방, 암세포 증식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 “마이오카인 분비량을 늘리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근력 운동이 필수입니다. 근육량이 많으면 ‘카보로딩’이라고 해서 탄수화물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도 커져요.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이유죠.”

평소 혈관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사람의 혈관 길이는 약 12만km로, 지구를 세 바퀴 도는 길이입니다. 오래된 건물의 배관은 바꾸기 힘든 것처럼 평소에 혈관 건강에 신경 써야 합니다. 뇌의 경우 혈관이 엄청 많이 분포돼 있고, 혈액 순환이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액량이 30% 정도 증가해 뇌혈관이 쪼그라들지 않고 건강해집니다.”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대표적인 코어 운동인 플랭크 자세를 해보고 있다. 플랭크 자세는 복부 등 코어 근육을 강화시켜 주고, 허리 통증(요통)을 완화해 준다. 흐트러짐 없이 오래 버틸수록 좋다는 게 나용승 회장의 설명이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대표적인 코어 운동인 플랭크 자세를 해보고 있다. 플랭크 자세는 복부 등 코어 근육을 강화시켜 주고, 허리 통증(요통)을 완화해 준다. 흐트러짐 없이 오래 버틸수록 좋다는 게 나용승 회장의 설명이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플랭크 응용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플랭크 응용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등 근육·코어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은 한 번 할 때 얼마나 해야 할까. 나 회장은 운동의 4요소 횟수, 강도, 시간, 종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강도로,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해야 불필요한 지방을 많이 태우는, 즉 운동의 효과 있다고 강조한다.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는 중강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건 고강도 운동이다.

근력 운동이든, 유산소 운동이든 30~40분 이상 운동을 집중적으로 할 때 땀이 난다. 유산소 운동은 빠르게 걷기, 조깅, 수영, 계단 오르기 등이 있다. 걷기 운동은 5~6km/h의 속도로 해야 효과가 있다. 일반적인 걸음은 4km/h 정도다. 올바른 걷기 운동 자세를 유지하되, 씩씩하게 걷는다는 느낌으로 보폭을 평소보다 넓게 하면 좋다.

나 회장은 근력 운동을 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될 몇 가지도 열거했다. 우선, 등 근육 운동과 코어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권한다. 가슴 근육이나 팔 근육, 복근 등 눈에 보이는 근육을 키우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소홀해지는 근력 운동들이다. “현대인들은 라운드 숄더(둥근 어깨), 거북목, 일자목, 목·어깨 결림 등의 근골격계 질환을 대부분 안고 삽니다. 몸 뒤쪽 근육에 무관심하기 때문이죠. 승모근과 활배근, 척추 기립근과 같은 등 근육을 키우고, 배와 허리, 엉덩이 등 몸의 중심을 강화하는 코어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잘못된 자세와 체형이 균형을 찾고 반듯해지며 뒤태가 예뻐집니다.”

효과적으로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선 분할 운동을 주문했다. 근육은 하체 근육, 등 근육, 가슴 근육, 어깨 근육, 팔 근육, 복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근육은 크기에 따라 운동 후 1~2일은 쉬어야 성장한다. 나 회장의 경우, 하체 근육, 등 근육, 가슴 근육 순으로 하루씩 3분할 운동을 하고 있다. 2분할, 4분할, 5분할 등으로 나눠도 된다.

근육 수축·이완 때 몸무게나 몸의 반동을 이용하거나, 빠른 속도로 하는 건 운동의 효과가 작고 관절이 다칠 수 있다. 수축과 이완은 천천히 하면서 근육에 힘을 일정하게 유지해 줘야 운동의 효과가 크다.

나 회장은 꼭 헬스장을 찾지 않더라도 매트나 자세 교정용 세러밴드 하나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밴드를 발에 걸거나, 기둥 등에 걸고 근력 운동을 할 수 있고, 거는 위치를 바꾸면 자극을 주는 근육도 달라집니다. 밴드를 반으로 접거나, 손으로 몇 번 말면 강도도 조절할 수 있어요. 매트만 있어도 플랭크와 응용 자세 등 다양한 근력 운동이 가능합니다.”

나 회장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의지를 갖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운동이 습관화된다고 말한다. 친구나 직장 동료, 가족과 함께 운동을 하거나, 경쟁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권유한다. “부산 남구청 직원 40여 명을 대상으로 운동 처방 강의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걷기 경쟁 등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더니 운동을 습관화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나 회장은 전 국민의 운동 습관화를 위해 지난해 <운동할래? 병원 갈래?>를 출간했고, 구청 등 공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질환별 운동 처방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운동 중독자’가 아닌 ‘운동 습관자’로 부르는 운동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합니다. 아프고 나서 후회 말고 미리미리 운동합시다.”


나용승 회장은 세러밴드 하나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세러밴드를 이용해 등근육 운동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나용승 회장은 세러밴드 하나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24시랭핏짐 차상민 대표가 세러밴드를 이용해 등근육 운동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세러밴드를 이용하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다양한 부위의 근력 운동이 가능하다. 밴드를 거는 높이나 위치, 밴드를 당기는 각도에 따라 자극을 줄 수 있는 근육이 다양하다. 이재찬 기자 chan@ 세러밴드를 이용하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다양한 부위의 근력 운동이 가능하다. 밴드를 거는 높이나 위치, 밴드를 당기는 각도에 따라 자극을 줄 수 있는 근육이 다양하다. 이재찬 기자 chan@
‘운동 마니아 의사’ 나용승 대한메포츠협회 회장. 대한메포츠협회 제공 ‘운동 마니아 의사’ 나용승 대한메포츠협회 회장. 대한메포츠협회 제공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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