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이 만든 영화는 가볍다? “대중 편견에 맞서고 싶었죠”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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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광, 상업 영화 ‘웅남이’ 도전
단군신화 모티브로 박성웅 주연

코미디언 박성광이 장편 상업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코미디언 박성광이 장편 상업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코미디언 박성광이 상업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웅남이’에서다. 2011년부터 단편영화를 만들어온 박성광의 새로운 도전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이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영화는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단군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박성광은 코미디 요소를 극에 녹여 영화를 완성했다.

박성광은 “긴장하지 말자고 마음 먹었는데 시사회 때 배우들과 영화를 같이 보고 나니 머릿속이 텅 비었다”고 말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님과 자신의 첫 영화를 보다가 시사회 때 나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저도 그런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너무 긴장되더라고요. 최대한 즐기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영화 ‘웅남이’ 스틸 컷. 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영화 ‘웅남이’ 스틸 컷. 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단편 몇 편을 만들었지만, 상업 영화 연출은 쉽지 않았단다.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스트레스로 인해 탈모까지 겪었다고. 박성광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몸은 안 괜찮더라”며 “원래 있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촬영을 하다 보니 무리가 왔었다”고 했다.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촬영했어요. 힘들었지만, 힘든 줄 몰랐어요. 최대한 잘 만들어서 코미디언 영화는 가벼울 거라는 대중의 편견에 맞서고 싶었죠.”

영화의 주연은 박성웅이다. 박성광은 “박성웅 씨와 14년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며 “이전부터 잘 될 분이라는 데 확신이 있었다”고 웃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드리고 나흘 뒤에 연락을 주셨다”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같이 해보자고 하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갑자기 비가 그치고 막히던 길도 확 뚫린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박성웅 씨가 출연을 안 하면 영화 제작이 힘든 상황이었어요. 다행히도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됐죠.”

박성광은 자신의 장편 상업 영화 도전이 후배 코미디언들의 도전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얼마나 영화를 알고 있는지 시험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작게라도 후배들 가는 길에 좋은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코미디언이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정통이 아니’라는 편견이 있어요. 몇몇은 영화가 가벼울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바라는 점은 하나예요. 다시 영화 감독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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