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상승 폭 1.5도가 마지노선”… 지금 안 나서면 ‘대재앙’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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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제6차 종합 평가보고서
21세기에 4.4도까지 상승 우려
식량안보·기대수명 등 치명적
“선진국, 17년 내 ‘넷제로’ 달성
OECD국 7년 내 탈석탄” 촉구

IPCC는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인류는 기후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불이 번지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유림. AFP연합뉴스 IPCC는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인류는 기후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불이 번지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유림. AFP연합뉴스


화석연료 사용 억제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없을 경우 지구 온도가 2040년께 산업혁명 시기보다 1.5도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 온도 1.5도 상승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특히 선진국 그룹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완전히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총회를 개최하고 통합적인 단기 기후 행동의 급박함을 촉구하는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IPCC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이다. 이번 6차 보고서는 IPCC가 2014년 5차 보고서를 낸 뒤 9년 만에 나온 것으로 2018~2022년 출간된 6개 실무그룹·특별보고서를 포괄한 것이다.


인도 프라야그라즈 외곽의 벽돌 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AFP연합뉴스 인도 프라야그라즈 외곽의 벽돌 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AFP연합뉴스

IPCC는 2040년 내에 지구 온도가 1850~1900년 대비 1.5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때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자’는 목표가 설정되기도 했다. 전 지구 지표 온도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1.1도 상승했다. IPCC는 1995~2014년 대비 2081~2100년 평균온도를 추정해 21세기 안에 지구 온도가 1.4~4.4도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 이상기후가 수시로 나타나고 해수면 상승, 식량 안보, 기대수명 등 인간 삶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IPCC는 “온난화를 제한하려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이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갖춰진 화석연료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이산화탄소 잠재 배출량은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남은 탄소 허용 배출량을 넘어설 수밖에 없다. IPCC는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남은 탄소 배출 허용량을 500이산화탄소환산톤(GtCO2-eq) 규모로 계산했다.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60GtCO2-eq였기 때문에 정책이 강화되지 않는 이상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게 불가능한 셈이다.


프란츠 요제프 군도의 영국해협 빙하 위에 고립된 북극곰. AFP연합뉴스 프란츠 요제프 군도의 영국해협 빙하 위에 고립된 북극곰. AFP연합뉴스

IPCC는 “정책을 강화하지 않으면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시기보다 3.2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IPCC는 이어 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수요관리와 에너지·자재 효율성, 순환 자원 흐름, 저감 기술, 생산 공정의 혁신적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가 얇은 얼음 위에 서 있고, 그 얼음은 빠르게 녹고 있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200년간의 지구 온난화는 사실상 전부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내로 제한하는 건 달성 가능한 목표이지만 여기에는 기후행동의 ‘양자도약’ 같은 급속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모든 국가가 단합해 사회·경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넷제로 달성 시점을 선진국은 2040년, 개발도상국은 2050년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다수 국가가 밝힌 탄소중립 달성 목표시점보다 10년가량 앞선 것이다. 그는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은 2030년까지 석탄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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