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사권 독립한 시의회, 소통과 융합으로 전문성 높일 것”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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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옥 부산시의회 사무처장

엑스포 유치 시기 보직 맡아 부담
직원 교육 다양한 프로그램 찾아
시와 의회 협치 중간 가교 역할도

올해 초부터 부산 시정을 견제·감시하는 부산시의회로 자리를 옮겨 근무 중인 박진옥 사무처장은 부산시나 시의회에서 ‘츤데레’ 국장으로 통한다. 츤데레는 겉으로는 엄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사람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요즘 MZ세대가 매력적인 사람을 지칭할 때 쓴다. 박 처장은 30년 넘는 공직 생활 동안 업무에서는 열정적으로 직원들을 독려하면서도 뒤로는 직원을 잘 챙기는 상사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부산시나 시의회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상사로 손꼽힌다.

그런 박 처장이 올 1월 시의회로 발령받았을 때 환영하는 직원이 많았다고 한다. 박 처장은 츤데레 국장이라는 별명에 극구 손사래를 치며 “팀장, 과장 등 실무진 생각이 제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많은 생각을 나누고 소통했을 뿐”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융합해 보다 나은 시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에서 후배 직원들이 후한 평가를 한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공직 경험에서 우러나온 ‘소통과 융합’이라는 소신을 이제 독자적으로 걸음마를 시작한 시의회에도 녹여낼 예정이다.

올해는 시의회에 무척 중요한 시기이다. 지난해 시의회는 시로부터 인사권을 넘겨받아 평정과 승진 심사, 복무 관리, 징계 등 시의회 직원을 독립적으로 관리한다. 시의회가 행정 조직에서 중요한 업무인 인사권을 직접 행사하게 되면서 지방의회 자치권이 상당 부분 향상됐다고 평가된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부터는 지방의회 분권이 안착하는 시기인 만큼 박 처장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그는 “지난해 인사권 독립으로 이제 시의회는 공무원들이 한시적으로 거쳐 가거나 쉬러 가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이제 시의회 소속 직원은 시정을 견제·감시하는 기관에 근무한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며, 특히 시의회 직원에 걸맞게 전문성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처장은 시의회 직원이 자부심을 가지고 전문성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발굴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며 직원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할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또 부산 시정의 양대 축인 시와 시의회가 협치할 수 있도록 중간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처장은 최근 만덕~센텀 고속화도로(대심도) 토사 유출 붕괴 사고 늑장 보고 등으로 대다수 시의원이 시 행정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을 사례로 들며, 사건 사고 등 긴급 현안에 대해 시와 시의회가 신속히 소통하며 시민을 위한 대책을 잘 마련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등 부산 재도약을 위한 굵직한 현안이 많아 안성민 시의회 의장은 물론 여러 시의원과 소통하며 의정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 처장은 “전문 위원 등 시의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시의원들의 엑스포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의회 내 전문가들이 부족하면 대학, 산업 등 전국의 각계각층 전문가들을 섭외해 시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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