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의자’ ‘대리석 샹들리에’ ‘우신출 그림’… 옛 부산시장 관사 소장품 자선 경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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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앞둔 부산시 열린행사장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돕기
31일 130여 점 ‘하우스 세일’ 행사

오는 31일 ‘부산시 열린행사장(옛 부산시장 관사)’에서 열릴 관사 보유 물품 ‘하우스세일’ 자선 경매 행사를 앞두고 진행요원들이 경매물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오는 31일 ‘부산시 열린행사장(옛 부산시장 관사)’에서 열릴 관사 보유 물품 ‘하우스세일’ 자선 경매 행사를 앞두고 진행요원들이 경매물품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1980년대 대통령 별장에 이어 최근까지 부산시장 관사로 쓰였던 부산시 열린행사장이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보유 물품을 정리한다. 자선 경매 방식으로 시민에게 물품을 판매하고, 수익은 모두 튀르키예와 시리아 대지진 피해 지원에 쓰기로 해 더욱 의미가 있다.

부산시는 오는 31일 오후 4시 부산 수영구 ‘부산시 열린행사장(옛 부산시장 관사)’에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열린행사장 보유 물품 자선 경매행사를 개최한다. 경매에는 고품격 앤티크가구와 미술품, 샹들리에 등 130여 점과 부산의 미술관 및 갤러리 등에서 기부 받은 미술작품이 나온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미용 의자와 신문꽂이, 우산꽂이, 양복 등을 거는 원목 옷걸이는 물론 설계도까지 갖춘 소파와 의자 등의 가구, 독일 명품 가구 브랜드 ‘히몰라’의 확장형 가죽 식탁 세트, 이탈리아 대리석으로 만든 샹들리에 조명까지 총 130여 점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부산 출신 서양화가 김원, 우신출, 신창호, 손일봉 등의 근현대 미술작품 5점도 경매에 부쳐진다. 각 작품은 부산 남항, 을숙도, 해운대 등의 풍경을 담고 있다. 1980년대 공간을 꾸미기 위해 청와대 또는 시가 직접 구입한 기록이 남아 있는 작품들이다.

이 밖에 부산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기부 받은 미술작품도 경매에 나온다. 현재까지 확정된 기부 미술품은 이우환의 포스터 프린트, ‘물방울 화가’ 김창열과 장욱진의 판화 각 1점을 합쳐 총 3점이다. 시는 추가 경매 물품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24~30일 열린행사장에서 모든 물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프리뷰 전시를 진행한다. 이 기간에 열린행사장 내부를 둘러보면서 경매에 나오지 않은 크리스털 식기류와 실내 소품 등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시는 프리뷰 전시 기간에 열린행사장을 방문해 경매 응찰등록신청서를 제출한 100명을 대상으로 31일 본경매인 ‘하우스 세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매는 국내 1호 미술품 경매사인 박혜경 에이트 인스티튜트 대표가 재능기부로 진행한다. 수익은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해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지원에 사용한다.

한편 시는 오는 6월까지 열린행사장 리모델링 설계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7월 본격 공사에 착수한다. 연말에 새 단장을 끝내고 내년 3월께 시민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리모델링 설계는 최욱 건축가가 맡았다. 한국 근대건축의 거장 김중업 건축가의 후기작품이라는 역사성과 보존 가치를 고려해 건물 외관을 살리고 내부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설계가 진행 중이다.

열린행사장은 1985년 완공돼 당시 대통령 지방 숙소로 사용돼 ‘지방 청와대’로 불렸다. 이후 부산시장 관사로 사용됐다가 현재는 열린행사장으로 사용 중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의 집인 ‘정심재’ 촬영지로 알려져 시민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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