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금융 리스크 공포감 커지는 지금, 변화에 투자하라”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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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

부산일보CEO아카데미 16기 강연
‘2023년 경제전망과 대응 전략’ 2강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주택 추이 살펴야

“세계 경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세계 최대 원자재 보유국인 러시아의 경제 봉쇄로 에너지와 농산물, 식료품 가격 등의 연쇄 상승이 초래돼 인플레이션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금융 리스크에 대한 세계적 공포감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도 커져 변화에 기민하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잘 알려진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 21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2강’에서 ‘2023년 경제 전망과 대응 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이날 100여 명의 원우들이 참석한 강연회에서 김 실장은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이는 고물가와 자산 버블, 부채 누증 등의 문제를 불러온 데다 2021년 들어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자 이제는 공급망 병목현상마저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선진국 회복과 달리 선진국에 원자재와 부품 등을 공급하는 개도국의 회복은 느려 세계적 불균형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급망 병목현상은 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 심해지고 장기화되고 있다고 것이다.

김 실장은 올해를 ‘디스인플레이션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물가 상승세가 다소 완화됐으나 물가가 잡혔다는 뜻이 아니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 뿐이지 여전히 목표하는 물가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시장과 미국 연준이 같은 것을 보면서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를 컵에 담긴 물을 예를 들며 시장은 ‘물이 반밖에 안 남았다’고 말하고, 연준은 ‘반이나 남았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실리콘밸리운행의 파산 사태로 전 세계가 금융 리스크에 대한 공포감이 커져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이럴 때일수록 변화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이 예상되는 만큼 공격적 투자보다는 지키는 투자, 현금 보유 비중 확대 등이 바람직하다”며 “기업은 경제를 위협하는 어려움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더 깊이 고민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우물 밖을 보라”고 충고했다.

“부동산 상승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 아닙니다. 전 세계 집값이 다 올랐습니다. 왜 집값이 올랐을까요? 풍선을 불어봅시다. 부푼 풍선이 2020~2021년 금리 인하의 시기입니다. 풍선의 바람을 빼보세요. 이 상황이 2022~2023년 금리 인상의 시기입니다.”

문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없었더라면 집값은 더 폭등했을 것이며,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가 없었더라면 집값은 더 폭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한 마이너스를 약한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이 연착륙이라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하락의 원인을 고금리에 따른 역전세난과 다주택자의 급매물 증가로 보았다. 또 부동산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분양주택 추이 검색을 적극 추천했다. 미분양주택 추이만 봐도 부동산 시장을 가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강연 말미에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경신하면 금메달을 딴 멀리뛰기 선수 밥 비먼의 '비머네스크' 일화를 예로 들며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우면 최악의 순간에도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오늘 강연을 수강한 원우들 모두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워 최악의 이 순간에도 최선의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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