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바루 기자의 시선] 한국의 매력 ‘함께 문화’ 미래 한·일 관계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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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바루 나오코 서일본신문 기자

최근 부산 서면의 무인 셀프사진 스튜디오에서 <부산일보> 기자들과 함께 찍은 ‘인생샷’. 최근 부산 서면의 무인 셀프사진 스튜디오에서 <부산일보> 기자들과 함께 찍은 ‘인생샷’.

얼마 전에 〈부산일보〉 기자들과 서면에서 저녁을 먹은 후 평소에 궁금했던 ‘인생샷’을 찍었다. 젊은이들이 줄 서서 찍은 무인 셀프 사진 스튜디오에서였다. 휴대전화 카메라가 보급된 시대에 왜 이런 스튜디오가 유행할까? 동료 기자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를 거쳐서 함께하는 시간에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어떤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럴 때마다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친구끼리, 동료끼리, 선후배끼리 자주 모이고 가족이 아니어도 형, 언니라고 친하게 서로 부르기도 한다. 싸워도 솔직하게 의견을 드러내고 갈등을 풀려고 하는 것 같이 보인다. 길거리에 이렇게 카페가 많은 것을 봐도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를 느낀다. 이런 ‘함께’ 현상은 정말 재미있고 보기 좋은 문화다.

지난 16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부가 셔틀외교 재개 등 얽히던 관계를 풀어가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강제징용 문제 해법에 관련해 어려운 결단을 내린 한국에 대해 일본 쪽은 수출규제 완전 회복, 지소미아 정상화, 미래기금 창설을 밝혔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라는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했지만 현재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에서 응했다. 한국 내 불만 여론이 존재함에도 10년 넘게 꼬였던 한·일관계는 구름이 걷히는 듯이 다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최근 양국 관계를 보면 반일과 혐한이 부딪히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었다. 한편으로 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이 과열되던 시기에 일본에서 한류가 여러 분야에서 인기를 얻은, 말하자면 ‘러브 코리아’가 뜨거웠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 좋아도 나빠도 꾸준히 서로에게 관심을 두는 이웃이다. 역사적인 갈등이나 정치적 입장 차이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도 확고한 목표로 둬야 할 부분이 있다. 민간 교류 차원을 통해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며 두 나라 갈등에 대해서도 대화의 길을 늘 열고 잘 풀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파트너가 되기를 약속한 이웃 나라끼리 이성적으로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건전한 신뢰 관계는 많은 기회를 주고 미래에의 길을 연다. 함께 잘 지내는 ‘Doing well, together 관계’야말로 다음 세대를 위한 선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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