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평균 분양가 평당 2000만 원 시대 눈앞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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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분양가격 평당 1911만 원
2020년 1294만 원서 지속 상승
공사비 20% 이상 오른 영향
부산 미분양 2646가구로 급증
고분양가·미분양, 사업 걸림돌

부산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당 2000만 원을 곧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평당 3000만 원으로 부산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남천 자이 전경. GS건설 제공 부산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당 2000만 원을 곧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평당 3000만 원으로 부산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남천 자이 전경. GS건설 제공

부산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 ‘3.3㎡(1평)당 2000만 원 시대’가 눈앞에 왔다.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때문이다. 분양가는 올라가고 있지만 오히려 부동산 경기는 악화돼 미분양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산 아파트 분양가 평당 1911만 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발표한 ‘2023년 2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지역 2월 ㎡당 평균 분양가는 579만 3000원이다. 이를 평(3.3㎡)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1911만 6900원이다. 3.3㎡당 2000만 원이 눈앞이다. 부산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0년 2월 ㎡당 392만 4000원에서, 2021년 2월 429만 2000원, 2022년 2월 518만 8000원으로 올랐다. 평당으로 계산하면 2020년 1294만 9200원, 2021년 1416만 6300원, 2022년 1712만 400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0.9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2년 1월 141.9에 비해 9포인트(P) 늘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2015년 기준 물가를 100으로 하여 재료, 노무, 장비 등 세부 투입자원에 대한 물가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작성된 통계다.

‘평당 2000만 원’은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상징적인 금액으로 평가된다. 해운대나 수영구의 고급 아파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당 2000만 원을 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분양가는 2000만 원 수준에 가깝다. 지난해 6월 분양한 ‘사직 코오롱 하늘채 리센티아’가 평당 2000만 원 수준의 분양가를 기록했고, 같은 달에 모집공고를 낸 ‘연산 하늘채 엘센트로’도 평당 1900만 원 후반대에 분양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등 공사 비용이 20%이상 올라 분양가가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금은 해운대나 수영구의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평당 2000만 원 이상 분양가가 나오지만 향후에는 부산 대부분 지역에서 2000만 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도 “평당 2000만 원이 넘으면 부산지역 수요자나 투자자로부터 비싸다는 평이 나오고는 했지만, 최근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며 곧 이 공식이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우려 “사업하기 어렵네”

분양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은 불안하다. 금리 상황이 예측되지 않은 데다 내수경기 침체에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다. 부동산 업계에선 비싼 분양가와 불안정한 시장 때문에 앞으로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부산지역 3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부산 72.0으로 지난달 64.0에서 8.0P 상승했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의미고, 100 미만은 그 반대를 의미한다. 분양가격 전망지수가 소폭 오른 것은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다양한 대책을 내놓아 매수 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사업자들의 분양 일정 확정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지역 미분양 물량은 올 1월 31일 기준 2646가구다. 부산진구(861가구), 사하구(543가구), 동구(442가구) 등에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 1월 921가구, 2021년 1월 944가구와 비교하면 1500가구가량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미분양 물량이 1년 전보다 5만 가구 이상 늘어난 7만 5359가구에 달할 정도로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원자재 등 건설 비용 가격이 올라 분양가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등 시장이 좋지 않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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