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벨라루스 배치는 무책임”… 서방, 러 비난 한목소리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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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처럼 핵공유” 푸틴 주장에
나토 “군비 통제 어긴 러와 달라”
인접 폴란드는 전쟁 확산 우려
미 NSC “아직 특별 징후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자국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과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 있는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자국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군과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 있는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전술핵을 인접국인 벨라루스에 배치하겠다는 계획(부산일보 27일 자 12면 보도)을 밝히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이 “위험한 결정”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나토는 푸틴 대통령이 해당 계획에 대해 “미국도 그랬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 약속을 무시했다”고 몰아붙였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보도 등에 따르면 나토는 2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 계획과 관련,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나토는 (러시아의 전술핵 배치에 대해)경계심을 갖고 있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행동을 취해야할 정도의 러시아 핵 태세 변화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고 트위터에 썼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동맹국의 영토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 왔다”며 러시아 또한 이와 동일하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룬게스쿠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나토의 핵 공유에 대한 러시아의 언급은 완전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 동맹국들은 국제 약속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행동한다”면서도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군비 통제 약속을 어겼고, 가장 최근에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참여도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EU 또한 벨라루스에 러시아 전술핵을 배치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발끈했다. 조셉 보렐 EU 외교정책 대표는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핵무기를 수용한다면 EU는 벨라루스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준비를 하겠다”며 “벨라루스는 이를 막을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트위터에 경고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도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언급을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다닐로프 국가안보방위위원회 사무국장은 “러시아의 계획은 모스크바에 ‘인질’로 잡힌 벨라루스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을 두겠다고 선언한 벨라루스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3개의 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폴란드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확산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이다”며 “벨라루스를 전쟁 기계의 톱니바퀴로 끌어들이기 위한 추가 단계”라고 우려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다는)선언을 이행했거나 어떤 핵무기를 옮겼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를 사용하면 분명히 중대한 선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확보한 신형무기를 이용해 수주 내 러시아군에 반격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개월 동안 서유럽과 미국에서 현대적 장비를 이용해 대규모로 작전하는 것을 훈련해왔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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