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디지털 산업 수도권 집중이 ‘청년 블랙홀’ 부채질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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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산업구조 변화 연구’
디지털 심화 업체 종사자 증가율
수도권 72%-동남권 32% 대조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연합뉴스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연합뉴스

고도의 디지털 산업이 수도권에 몰려 청년층(만 15~39세) 취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의 디지털 심화 사업체 수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종사자 수 증가율 역시 전국에서 최저 수준을 기록해 디지털 심화 산업 성장 규모에서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KOSTAT 통계플러스 2023년 봄호’에서 ‘디지털 심화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산업구조 변화’ 연구를 집중 조명했다. 최근 22년(2000~21년) 동안 전국 대비 수도권의 청년 취업자 비중은 50.8%에서 56.4%로 5.6%포인트(P)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의 청년 취업자 비중은 49.2%에서 43.6%로 감소했다.

산업을 1~3차로 분류하는 기존 관점으로는 이 같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산업구조를 디지털 심화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 고도의 디지털 심화 산업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이에 종사하려는 청년층 취업도 수도권에서만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맡은 정규승 동남지방통계청 경제조사과장은 각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진행된 정도, 즉 디지털 심화에 따라 산업을 분류하는 새로운 분류법을 인용해 4분위로 분류했다. 디지털 심화 정도를 ‘낮은’ ‘중간-낮은’ ‘중간-높은’ ‘높은’ 단계로 나눴다.

사업체 수 증가율을 보면 수도권에서는 디지털 심화 정도가 높은 산업이 가장 높았고, 호남권(제주 포함)을 제외한 비수도권의 모든 권역에선 디지털 심화 정도가 중간-낮은 산업 분위에서 사업체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수도권은 ‘낮은’ 산업을 제외한 모든 분위에서 사업체 수 비율이 증가했고, ‘높은’ 산업 사업체 수 비율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은 높은 산업 분위 증가율에서 전국 최저였다.

종사자 수 증가율을 보면 수도권의 경우 ‘높은’ 산업이 72.1%로 가장 높았다. 비수도권의 경우 모든 권역에서 ‘중간-낮은’ 산업 분위의 증가율이 62.8%로 가장 높았다. 특히 수도권에서 ‘높은’ 산업 분위의 종사자 수 증가율은 사업체 수 증가율보다 약 1.5배 높았다.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의 ‘높은’ 산업 증가율은 30.2%에 그쳤다. 수도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국 최하위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디지털 심화를 기준으로 산업을 4분위로 재분류한 연구를 활용해 우리나라 산업구조 변화를 분석한 첫 시범연구로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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