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룡터널’ 파산 위기… 창원시 재정 부담 ‘속앓이’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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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외면에 통행량 예측 대비 27%
운영사 적자 ‘허덕’… 금융 이자 못 내
파산 땐 시가 1100억 해지금 지급해야
시, 적자 보전 등 정상화 방안 골머리

개통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창원시 의창구와 마산회원구를 연결하는 ‘팔룡터널’. 창원시 제공 개통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창원시 의창구와 마산회원구를 연결하는 ‘팔룡터널’.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의창구와 마산회원구를 연결하는 ‘팔룡터널’이 개통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되면서 민간사업자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이 때문에 창원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파산하게 되면 시에서 1000억 원이 넘는 해지시지급금을 지불해야 해 재정부담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2019년 10월 28일 개통한 팔룡터널은 의창구 팔룡동 평산교차로와 마산회원구 양덕교차로를 연결하는 3.97km(터널 2.63km) 도로다. 민간사업자인 팔룡터널(주)가 사업비 총 1687억 원(민간 1394억 억 원)으로 공사를 진행해 운영하고 있다.

민간사업자는 터널을 이미 기부채납 했으며, 운영권을 받아 29년 간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측 통행료 등 부족한 수익 차액분을 자치단체에서 보장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그러나 현재 민간사업자는 통행 수익으로 대출 이자도 못 내는 처지로, 지난해 말 ‘사업시행 조정계획서’를 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경영 적자가 지속돼 개선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적자 누적 원인은 수요가 예상치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이다. 민간사업자의 제한으로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사업성을 따져 추진된 팔룡터널의 현재 통행량은 예측량에 비해 27% 수준에 그친다. 당초 하루 평균 통행량을 2019년 3만9939대, 2020년 4만3325대, 2021년 4만4648대, 2022년 4만6012대, 2023년 4만5980대로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2019년 8909대 △2020년 1만 887대 △2021년 1만 2033대 △2022년 1만 2400대다. 이처럼 통행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예측량이 잘못됐다는 지적과 함께 복잡한 도로 구조와 신호 추가로 인한 일부 정체구간 발생 등으로 이동시간 단축이 만족스럽지 못해 운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통행료 수익은 2019년 27억 원, 2020년 34억 원, 2021년 37억 원, 2022년 45억 원(예측)으로, 같은 기간 운영비 27억·30억·26억·26억 원을 조금 넘겼다.

하지만 대출금과 이자가 발목을 잡고 있다. 민간사업자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1400억 원가량으로, 원리금과 이자 등 매해 59억·108억·115억·132억 원을 갚아 왔다.

터널 사업은 초기에 통행량이 통상 저조하기 때문에 민간사업자는 시행 당시 마이너스통장 개념의 대출 약정을 맺었고, 이 금액(300억 원)으로 대출금·이자를 갚아왔는데, 이마저 오는 6~9월 바닥을 들어낸다.

앞으로 추가 대출 등 자금이 마련되지 않으면 민간사업자는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게 되며, 자동으로 실시협약이 해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투자사업 협약에 실시협약 중도 해지 시 주무관청에서 사업자에 ‘해지시지급금’을 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올해 기준 그 액수만 무려 1182억 원에 이른다.

만약 귀책사유가 창원시에 있으면 금액은 더 불어날 수 있다. 다만 교통량 예측과 대출금·이자에 대한 귀책은 민간사업자에게 있다는 게 창원시 설명이다.

현재 사업 정상화 방안으로 적자 보존이나 해지시지급금 지급이 거론된다. 창원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자에게 대출금리 인하, 인력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민간사업자가 통행량을 잘못 예측하는 등 귀책이 무겁지만, 실시협약상 주무관청이 성실히 협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토로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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