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학교서 또 총기 난사… ‘돌격소총 금지 법안’은 공회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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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주 학교에 침입한 20대
학생 등 6명 살해, 경찰에 사살
총격범 범행 동기 계속 수사 중
올해 4명 이상 희생 100건 넘어
바이든 “공격무기법 처리” 강조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학생 3명과 교직원 3명이 숨졌다. 위에서부터 학교에 돌격소총을 들고 침입한 총격범과 학교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관, 총격 사건 발생 뒤 기도하는 사람들. AFP·EPA·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학생 3명과 교직원 3명이 숨졌다. 위에서부터 학교에 돌격소총을 들고 침입한 총격범과 학교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관, 총격 사건 발생 뒤 기도하는 사람들. AFP·EPA·AP연합뉴스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 학교 출신 20대 백인 여성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3명과 교직원 3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100건 이상의 총기 난사가 벌어졌으며, 이번 사건은 지난해 텍사스주 유발디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폭력 이후 학교에서 벌어진 가장 치명적인 총기 사건이기도 하다.

미국 방송 CNN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기독교계 커버넌트 초등학교에서 이 학교 출신인 오드리 헤일(28)이 9세 학생 3명과 성인 3명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헤일은 학교 지도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범행 관련 글을 남기고 두 번째로 공격할 수 있는 장소를 정찰하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헤일은 범행 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진압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다치기도 했다.


헤일이 범행에 사용한 총은 돌격소총 형태의 총기 2정과 권총 1정이었다. 경찰은 그 가운데 최소 2정은 총격범이 내슈빌 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그가 학교 옆문을 통해 건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헤일은 잠긴 문을 총으로 쏴 열었고, 건물 1층에서부터 14분간 난사했다. 이날 오전 10시13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출동해 14분 만인 10시 27분 그를 제압했다.

헤일의 범행 동기는 즉시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건물 입구를 포함해 학교의 상세한 지도를 그리고 ‘선언문’ 등 글을 남겼다고 존 드레이크 경찰서장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드레이크 서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헤일의 범행은)어린 시절 그 학교에 가야만 했던 상황 속에 품고 있던 분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돈 애런 경찰 대변인은 “해당 초등학교는 교회가 운영하는 사립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를 지키도록 내슈빌시가 배정하는 경비 인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2001년에 설립된 이 학교에는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2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 42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 사건이 발생하자 학생들은 서로 손을 잡고 학교 내 교회로 대피했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들과 만났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비극적인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내슈빌 지역 사회를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CNN 집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올해 들어 최소 1명이 부상당한 학교 또는 대학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 중 19번째다. 지난주 미국 덴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직원 2명이 한 학생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고, 이후 학생은 소지한 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번 총기 난사는 지난해 5월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주 유발디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폭력 이후 가장 치명적인 학교 총격 사건이다.

미 비영리재단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 129번째다. 총격범을 빼고 4명 이상이 희생되면 총기 난사로 규정한다. 미국은 지난해 3월 19일 100번째 총기 난사 사건을 기록했고, 2021년에도 3월 말에 100번째 사건이 발생했다. 2018∼2020년에는 5월 말에 100번째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소기업청 행사 연설에서 이 사건을 거론하며 “가족에게 최악의 악몽이며, 가슴이 찢어진다”고 슬픔을 토로했다. 그는 “학교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며 돌격소총 등 공격무기 금지 법안을 공화당이 통과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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