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우루과이전 1-2로 패
콜롬비아전 이어 3월 A매치 1무 1패
빠르고 역동적인 공격력 눈에 띄어
클린스만 감독, 손·이 활용 방안 파악

두 경기 4실점 수비는 보완 필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있다.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강조한 공격 축구는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수비 집중력에선 보완할 점이 필요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대표팀의 A매치 첫 패배다.

이로써 지난 24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긴 한국 대표팀은 3월 A매치를 1무 1패로 마무리했다. 클린스만호의 데뷔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이날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두 팀의 리턴매치로 관심을 끌었다. 당시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과 우루과이는 0-0 무승부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올랐고, 우루과이는 3위로 탈락의 쓴맛을 본 바 있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우루과이가 16위로 한국(25위)보다 높다.

한국은 전반 초반 우루과이의 강한 압박에 밀려 이른 시간에 실점했다. 전반 10분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의 코너킥에 이은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CP)의 헤더로 선제골을 내줬다.

0-1로 뒤진 한국은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반격을 펼쳤다. 후반 6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이기제(수원 삼성)가 컷백했고, 이 공을 황인범(올림피아코스FC) 오른발 강슛으로 때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18분 세트피스 ‘한 방’에 결승골을 내줬다. 페널티아크 바로 앞에서 호아킨 피케레스(SE파우메이라스)가 찬 프리킥을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날려 쳐냈지만, 마티아스 베시노(SS라치오)에 재차 슈팅을 허용해 실점하고 말았다.

한국은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끝내 우루과이 골문을 다시 열지 못했다. 후반 27분과 39분 김영권(울산 현대), 오현규(셀틱FC)의 골이 비디오판독(VAR) 결과 반칙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무산된 게 아쉬웠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1승 2무 7패로 밀리게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강인(왼쪽 두 번째)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 사이를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처음 치른 이번 A매치에서 공격력은 합격점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공언한 역동적이 빠른 공격 축구는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남미의 두 강호를 상대로 이기진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밀리지 않는 공격력을 과시했다.

특히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골든보이’ 이강인(RCD마요르카)의 활약은 눈부셨다.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손흥민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누비며 빠른 돌파와 패스, 강력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콜롬비아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던 이강인은 선발로 나선 우루과이전에서 펄펄 날았다. 전반엔 오른쪽, 후반엔 왼쪽에서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로 상대 측면을 마음껏 휘저었다. 우루과이 수비수 3~4명이 이강인을 잡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이를 뚫어내며 크로스를 올리기도 하고 반칙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비록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후반 김영권·오현규의 골도 모두 이강인의 크로스에서 연결됐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강인의 활약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그는 “이강인의 경기력이 매우 좋았다”며 “상대가 막을 수 있는 건 파울밖에 없었다”고 극찬했다. 이번 A매치 두 경기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활용 방안을 어느 정도 파악한 느낌이다.

클린스만호의 공격력에 비해 두 경기에서 4실점한 수비는 아쉬웠다. 콜롬비아전에서 후반 5분 사이에 2골을 내준 점과 우루과이전 2실점 모두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이 원인이었다. 우루과이전에선 세트피스 상황에서 2골을 내줬는데, 상대 공격수를 풀어 놓은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수비 집중력 강화는 클린스만호가 다음 A매치에 대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