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산시장 관사 자선경매 '완판'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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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 씨 사용한 이발 의자 300만 원
앤틱 회의용테이블과 의자 세트 700만 원 최고가 낙찰
총 경매 수익금 8780만 원 튀르키예 대지진 피해 지원


지난달 31일 부산시 수영구 옛 부산시장 관사였던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보유 물품 자선 경매행사가 열리고 있다. 부산시 제공 지난달 31일 부산시 수영구 옛 부산시장 관사였던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보유 물품 자선 경매행사가 열리고 있다. 부산시 제공

옛 부산시장 관사로 잘 알려진 부산시 열린행사장이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진행한 ‘보유 물품 자선 경매행사’(부산일보 3월 23일자 2면 보도)가 성황리에 끝났다.

사전 관람 ‘프리뷰’ 기간 현장에 전시된 식기류, 샹들리에 등의 실내소품은 물론, 공식 물품 자선 경매 행사에서도 모든 물품이 새 주인을 찾았다.

부산시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 부산 수영구 ‘부산시 열린행사장(옛 부산시장 관사)’에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열린행사장 보유 물품 자선 경매행사를 열었다. 경매에는 고품격 앤티크 가구와 미술품, 샹들리에 등 130여 점과 부산의 미술관 및 갤러리 등에서 기부 받은 미술작품 5점이 등장했다. 사전 관람 기간 88명이 현장 응찰을 신청했고, 서면 응찰도 23명이 신청했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가 사용했던 이발 의자는 경매에서 3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물품은 50만~100만 원으로 추정가가 매겨졌고, 10만 원에서 경매를 시작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이발용 미용 의자는 열린행사장이 1980년대 대통령 지방 숙소(지방청와대)로 사용되던 시절 전 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관심을 받았다.

앤티크 가구들은 당시 주문제작된 것임을 증명하듯 설계도까지 갖추고 있었는데, 이 중에서도 회의용 테이블과 의자 세트가 최고가인 7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밖에도 열린행사장에서 사용하던 가구, 미술작품 등 62점이 출품됐다.

특히 박형준 부산시장의 부인인 조현화랑 조현 대표가 이배 작가의 드로잉 판화 작품 2점을 기부했으며, 경매 진행을 맡은 국내 1호 미술품 경매사 박혜경 에이트 인스티튜트 대표도 이우환 작가의 포스터 프린트,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김창열 작가의 판화 1점, 장욱진 작가의 판화 1점 등 총 3점을 내놓았다.


지난달 31일 부산시 수영구 옛 부산시장 관사였던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보유 물품 자선 경매행사가 열리고 있다. 부산시 제공 지난달 31일 부산시 수영구 옛 부산시장 관사였던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보유 물품 자선 경매행사가 열리고 있다. 부산시 제공

경매로 물품을 구매한 한 시민은 “물건마다 공간의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어 좋은 경험을 했고, 비공개였던 내부 공간을 관람하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면서 “내년에 리모델링되는 새 공간이 매우 기대가 되고, 경매 수익금이 지진피해 국가에 지원되는 것도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4~30일 열린 사전 관람 기간에도 시민들이 전시된 연회용 크리스탈 잔과 식기류, 샹들리에, 커튼 등을 이틀 만에 모두 구입해 수익금 650만 원이 모아졌다. 31일 진행된 경매행사의 수익금은 모두 813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전 관람 기간 판매 수익금과 이날 경매 수익금은 대한적십자사에 기탁돼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지원에 사용된다.

시는 오는 6월까지 열린행사장 리모델링 설계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7월 공사에 착수해 내년 초 시민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부산시 열린행사장은 1985년 완공돼 당시 대통령 지방 숙소로 사용되다가 이후 부산시장 관사로 사용됐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린행사장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최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의 집인 ‘정심재’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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