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활동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성숙한 시민 의식’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실사 기간 ‘차량 2부제’ 동참해
교통 체증 우려 불식할 필요
깨끗하고 질서 있는 도시 이미지
민간 차원 참여 없이는 불가능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한국에 도착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광장에 대관람차, 에펠탑, 증기기관차 등 역대 월드엑스포의 상징물로 꾸며진 ‘엑스포 정원’이 조성돼 박람회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한국에 도착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광장에 대관람차, 에펠탑, 증기기관차 등 역대 월드엑스포의 상징물로 꾸며진 ‘엑스포 정원’이 조성돼 박람회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부산 방문을 앞두고 유치 열기를 보여 주는 것을 넘어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해야 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BIE 실사 기간에 시민 참여가 가장 절실한 분야로 ‘교통 체증 개선’과 ‘안전’ 분야를 꼽았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30일 “부산 현지 실사가 진행되는 4~7일 안전과 질서 유지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며 대시민 호소를 발표하기도 했다.

부산의 만성적인 교통난은 현장 실사 준비 과정에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실사단의 일정이 특정시간에 머물지 않고 이동 경로도 넓은 것으로 알려져 실사단이 출퇴근 시간대나 교통 체증 심각 지역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자칫 실제 엑스포가 열릴 경우 방문객이 교통 체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는 오해를 심어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실사 기간에 ‘차량 2부제’를 실시하지만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공기관 주차장에서는 의무 2부제가 실시되지만, 민간에서는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차량 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은 짝숫날인 4일과 6일, 홀수인 차량은 홀숫날인 5일과 7일 운행하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각종 사업장을 비롯한 부산 전역의 사고 예방도 중요한 과제로 분석된다. 실사 기간 시내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장기간 준비한 유치 노력 전체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매우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산불 등 화재 우려가 큰 시기인 만큼 시는 실사 기간 안전 활동에 좀 더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깨끗하고 질서 있는 도시를 보여 주는 것도 시민 동참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앞서 부산의 각 정당, 공공기관은 실사 기간 불필요한 도시 현수막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해 민간 차원에서도 광고성 현수막 제거 등을 통한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실사단의 도보 이동 경로도 상당히 잡혀 있는 만큼 거리 청결 유지도 주요 과제로 떠오른다.

질서 유지가 잘되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는 것도 중요 과제인 만큼 집회 관리에도 시와 경찰은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엑스포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보다 부산이 더 민주화된 도시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게 유치 전략이다. 하지만 집회의 무질서가 부각되거나 물리적 폭력까지 이어지는 일이 발생할 경우 민주주의가 성숙한 도시보다는 혼란스러운 도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집회 최소화나 소음 발생을 줄이는 등의 호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시는 BIE 실사가 부산의 미래뿐 아니라 시민 각자의 미래에도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걸 인식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가 현실화되면 도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자본이 부산에 집중돼 도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고, 그 혜택은 모두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실사단이 작성하는 보고서는 11월 개최지 선정 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한다.

시 관계자는 “시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대한의 열의를 보여 줬다고 할 수 있지만, 유치 활동의 마지막은 시민이 완성한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어느 도시보다 열정을 보여 주는 부산의 근성이 이번에도 효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