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철 과일·채소, 농약 걱정 없이 안심하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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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헌우 부산식약청장

완연한 봄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움츠렸던 탓인지 올해 봄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볍다. 마트와 시장에는 각종 신선한 과일, 채소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며 식욕을 북돋아 준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건강에도 좋다. 만물의 시작을 알리는 봄에 먹는 제철 과일, 채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채소로는 쑥, 달래, 냉이, 취나물과 같은 나물이 있고 과일로는 요즘은 연중 재배되는 딸기와 수입 과일이지만 체리, 오렌지 등이 제철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제철에 먹는 음식이 보약’이라는 생각에 때맞춰 음식을 챙겨 먹지만 제철 채소와 과일을 구매할 때면 농약 걱정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과거 농약이 음독 목적으로 오용되기도 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된 사례가 많아 농약은 위험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사실 농약은 인류의 안정적인 식량 공급과 고품질의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물질이다. 농약은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각종 병균, 곤충, 잡초 등을 방제할 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과일의 당도를 높여 맛을 좋게 하고 먹기 편하게 씨를 없애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데도 사용한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씨 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 등이 대표적인 과일이다.

이러한 농약의 긍정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농작물에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농약 때문에 걱정이 많다. 농산물에 사용된 농약은 재배 과정에서 공기 중 산소나 수분, 햇빛 그리고 작물 내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자연적으로 줄어들기도 하고, 재배 후 휴약기를 거쳐 출하되기 때문에 거의 소실되지만 극히 미량 잔류할 수 있다. 정부는 잔류하는 농약 관리를 위해 농약이 등록되는 단계부터 인체에 축적되거나 독성이 강한 성분은 법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각 작물에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의 종류와 잔류 허용량도 규정하고 있다.

농약의 잔류 허용량은 농약의 독성을 평가하여 사람이 평생 섭취하여도 안전한 수준보다도 훨씬 적은 양으로 규제하고 있어 설사 인체에 미량의 농약이 들어와도 대소변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돼 사실상 잔류 농약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농약 걱정 없이 제철 과일이나 채소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그래도 찜찜한 소비자를 위해 잔류 농약 제거를 위한 ‘세척 꿀팁’이 있다. 농산물에 잔류한 농약은 물 세척으로 쉽게 제거되는데, 흐르는 물에 그냥 씻는 것보다 받은 물에 담근 후 씻으면 더 잘 제거된다. 예를 들어 딸기는 물에 1분 동안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어 꼭지를 제거해 먹으면 되고, 포도는 알을 일일이 떼어내서 씻는 경우도 있지만 송이째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궈 먹어도 좋다. 다만, 깻잎이나 상추처럼 잔털과 주름이 많은 채소류는 다른 채소보다 충분히 씻어 먹는 것이 좋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우려하는 잔류 농약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검사하기 위해 검사 장비를 첨단화하는 등 잔류 농약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의 잔류 농약 검사는 100t의 물에 설탕 한 티스푼이 녹아있는 정도의 양도 충분히 검출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국내 유통 농산물뿐만 아니라 수입되는 농산물 역시 잔류 농약 검사를 한다. 특히 수입 농산물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없는 농약이 검출되거나 잔류 기준 이상의 농약이 검출되는 경우 국내 소비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도록 전량 폐기 또는 반송하고 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봄, 식약처는 국민들의 안전한 식탁 먹거리 관리에 최선을 다해 농약 걱정 없이 신선한 제철 봄나물과 채소를 드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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