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폭탄’ 떠안는 임신, ‘산후조리’는 꼭 필요한 처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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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한방] 한의학적 산후조리(1)

우리나라에는 출산과 관련하여 외국과는 다른 독특한 인식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특징적인 것 하나는 출생하자마자 1살이라는 나이를 부여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산후조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출생 나이는 이제 정부 권고로 인해 사라지겠지만 둘 다 휴머니즘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 하겠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는다는 것은 단지 휴머니즘 차원이 아니라 의학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산후조리 문화는 옳다고 본다.

임신 과정에서 평균 12~13kg가량 체중이 늘어나는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단기간에 급속도로 체중이 변한다는 것만으로도 인체는 큰 부하를 받게 된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는 이러한 체중 증가로 인한 근육, 인대, 골격 등의 변화는 기본이거니와 호르몬 폭탄이라고 비유될 정도로 비임신 상태에 비해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겪게 된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릴렉신 등 임신 관련 호르몬을 비롯해 인슐린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의 변화는 비임신 상태에서는 경험해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호르몬 폭탄이다.

또한 출산과 진통 과정에서의 연부조직 상처와 인대, 관절, 골격 등의 약화 및 변형 등이 발생하여 출산 후의 몸 상태는 그야말로 그로기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때 처치가 잘못되면 소위 말하는 산후풍의 증상들이 발현될 수 있어 산후조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의학적으로도 옳다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산후조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가장 주된 원인은 결혼과 출산 연령의 상승이다. 결혼·출산 연령이 상승하는 데는 개인적, 사회구조적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므로 강제성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의학적으로는 25세 전후의 나이가 임신 출산에 가장 유리한 나이이며 35세가 넘어가면 고령출산으로 분류되어 임신 출산에 아주 불리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평균 출산 연령은 33.5세로 나왔으며, 초산 연령 또한 OECD 국가 중 최대로 조사되었다. 이는 20년 전인 2002년도 통계인 29.5세보다 4세나 높게 나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산 후 산후조리를 그저 문화적 특수성이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발상이며, 출산 후 산모의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사회로의 복귀, 임신 전 몸매로의 회귀 등을 원한다면 올바른 산후 관리가 더욱더 중요해진 시대라 하겠다.

산후에 있을 수 있는 제반 증상들과 한방적 처치로 올바른 산후조리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2부에서 다루어 보겠다.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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