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별 난이도 ‘학습 지렛대’ 삼아 취약점 보완해야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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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학평 성적표 분석법

학생 수준 상세히 알 수 있는 기회
표준점수·백분위 제일 중요 지표
오답유형 따라 학습법도 달라져
오답 노트 정리 시작도 한 방법

지난달 23일 수험 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3월 학평 성적표를 기반으로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자신의 수준을 파악해야 ‘입시 꽃길’이 열린다고 조언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학평을 치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수험 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3월 학평 성적표를 기반으로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자신의 수준을 파악해야 ‘입시 꽃길’이 열린다고 조언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학평을 치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3월 모의고사 성적이 곧 수능 성적이다.’

1994년부터 수능이 매년 치러진 이래 대학 입시에서 정설처럼 떠도는 말이다. 겨울방학을 마치고 처음 치르는 3월 첫 모의고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겠지만, 이 말은 와전돼 3월 모의고사 이후 학생들을 쉽게 좌절에 빠뜨리기도 한다. 오는 17일, 학생들은 지난달 치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성적표를 받아든다. 모의고사는 말 그대로 모의고사다. 이날 받아든 성적표를 어떻게 활용하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


■수학은 쉬웠고 영어는 어려웠다

2024학년도 수능에 대비한 첫 모의고사인 서울시교육청 주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지난해 수능 대비 수학 영역은 다소 쉽게, 영어 영역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의 경우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국어를 두고 분석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낯선 문학 작품이 많이 출제됐기 때문이다. 문제 유형은 기존 수능·모의평가와 유사해 난도가 높지 않았으나 낯선 작품들에 학생이 당황했다면 체감 난도가 높게 느껴졌을 수 있다. 정보량이 많고 낯선 문학 작품이 출제돼 일부 학생의 경우 ‘시간 부족’을 호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수학의 경우 선택과목(미적분·기하·확률과통계)이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공통과목 점수가 전체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난도가 높은 문항으로는 공통과목 마지막 문항인 22번 ‘미분 그래프 추론’이 꼽혔다. 선택과목에서는 각 과목의 마지막 문항인 30번이 가장 어려웠다. 각 과목의 30번은 미적분 ‘수열의 극한’, 기하 ‘이차곡선’, 확률과 통계 ‘중복조합’이 출제됐다. 영어는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더 어려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성적표 제대로 읽기가 학습의 시작

“오답률이 높은 문항을 틀렸구나. 표준점수를 보니 국어가 어렵게 나왔네, 백분위가 그래서 얼마야?”

모의고사 성적표를 두고 학부모와 학생이 이같은 대화를 한다면 성적표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원점수만 보고 성적표를 덮어둔다면 당장 ‘성적표 공부’부터 해야한다. 무작정 ‘왜 이렇게 시험을 못 봤니’ 또는 ‘나는 왜 점수가 낮을까’ 질책이나 좌절보다는 성적표를 정확히 읽고 분석해야 한다. 학평의 경우 전국 단위 시험인만큼 전국에서 자신의 수준을 가장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학평 성적표에는 △원점수 △표준점수 △학급석차와 학교석차 △백분위 △등급 △응시자 수 △표준점수에 의한 석차·백분위·등급 △세부 영역별 득점, 전국평균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 번호 등이 기재된다. 6월, 9월 평가원 주최 모의고사에서는 11월 수능과 동일하게 원점수와 표준점수, 등급만 기록된다. 학생의 상세한 수준을 알 수 있는 기회는 3월, 7월, 10월 3번의 전국 학평이 전부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다. 동일한 원점수 80점이라도 시험마다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난도에 따라 다르다. 표준점수엔 그 시험의 난도와 함께 시험 봤던 집단의 수준이 반영된다. 백분위는 이 표준점수를 기반으로 비율을 계산해 산출된다. 예를 들어 국어 백분위가 89%면 이 아이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상위 11%에 위치한 것이다. 100명 중 11등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표준점수, 백분위와 함께 학평 성적표에 표기된 문항 별 난이도를 향후 학습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의고사 성적표 하단을 보면 문항별로 난이도를 뜻하는 알파벳(A~E)이 나와 있다. 정답률이 80% 이상이면 A, 20% 미만이면 E로 표시돼 있다. E는 난도가 가장 높은 문항을 의미한다. A부터 E까지 전체적으로 학생이 골고루 틀렸을 경우 학생이 정확한 과목 개념 이해가 부족하거나 정답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 B, C 문항을 틀렸는데 E 문항을 맞췄다면 지나치게 난도 높은 문제에 시간을 할애한 건 아닌지, 난도가 낮은 문제를 대충 읽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D나 E 문항만 틀린다면 기본 개념은 갖췄지만 응용·변형 연습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답 유형에 따라 학습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 시작, 좌절 금지

성적 분석이 끝났다면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한다. 단순히 ‘나는 내신으로만 대학 갈 건데 뭐’, ‘수능은 나하고 안 맞아’ 같이 3월 학평만으로 수능과 이별을 선언해서는 안된다. 최근 주요 대학 중심으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중이 줄고 정시 선발 규모가 40% 이상 확대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수시 의약학 계열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3월 학평 성적을 토대로 취약한 과목, 취약한 단원을 발견했다면 향후 학원 수강이나 인터넷 강의 시청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성적표에 문항별 출제 단원이 적혀있는 만큼 취약 단원 확인도 성적표를 통해 얼마든지 확인 가능하다. 단순히 점수로 수준을 진단하는 1차원적인 모의고사 활용을 넘어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고차원적인 성적표 활용이 강조되는 이유다.

수능까지 남은 모의고사의 오답 노트를 잘 정리하려면 첫 모의고사를 기점으로 오답 노트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능 시험장에서는 그간 정리한 오답 노트가 ‘비장의 무기’가 된다.

부산시교육청 산하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3월 모의고사로 지나치게 들뜨거나 좌절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성적표를 꼼꼼하게 살피고 자신의 수준, 자신의 약점을 분석하는 용도로 학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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