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골이 눈앞인데…콘테 사라져도 손흥민 활용법 못 찾는 토트넘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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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턴전 별다른 활약 못 펼치고 후반 교체
스텔리니 감독 대행, 차별화된 전술 안 보여

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4일(한국시간) 열린 에버터FC 상대 원정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37분 교체되고 있다. AP연합뉴스 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4일(한국시간) 열린 에버터FC 상대 원정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37분 교체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에서 펄펄 날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소속팀 복귀전에선 또 부진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호 골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EPL 29라운드 에버턴FC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37분 교체될 때까지 82분을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에버턴과 1-1로 비겼다.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토트넘은 승점 50(15승 5무 9패)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0·15승 5무 7패)와 같아졌으나, 골득실(+12, +4)에서 앞서 4위에 올랐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2경기를 더 치른 터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 경쟁에서 불리하다.

손흥민도 EPL 통산 100골에 1골 남겨 둔 상황이지만, 별다른 활약을 못 하고 물러났다.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경질된 뒤 토트넘이 치른 첫 경기였다.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경기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손흥민의 활용법은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스텔리니 대행도 콘테 감독 전술을 그대로 활용했다.

벤 데이비스의 부상 여파도 있겠지만, 이날도 왼쪽 윙백으로 이반 페리시치가 선발 출전했다. 올 시즌 손흥민은 페리시치와 궁합이 거의 안 맞는 사이다. 공격 성향이 강한 페리시치는 손흥민을 향한 패스와 수비보다는 직접 공을 몰고 가 크로스를 올리는 데 치중했다.

이 때문에 페널티박스 안에서 움직여야 할 공격수 손흥민이 중원까지 내려와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콘테 감독은 페리시치를 중용했고, 손흥민은 거의 미드필더처럼 움직였다. 자연히 손흥민의 주특기인 슈팅과 뒷공간 침투가 급격히 줄었다. 게다가 올 시즌엔 ‘단짝’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만 박혀 있어 손흥민을 향한 질 좋은 패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에서 공개한 손흥민의 히트맵을 보면 이런 상황이 잘 드러난다. 에버턴전 손흥민의 히트맵은 중원과 후방에 주로 걸쳐 있고 상대 페널티지역 안에서 찍힌 발자국은 몇 개 안 된다.

이날 손흥민이 보여 준 위협적인 장면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전반 43분 데얀 쿨루셰브스키의 침투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날린 장면이다. 공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다, 이마저도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슈팅 기록에서도 삭제됐다.

손흥민의 강점을 외면한 토트넘의 이런 활용법은 직전 한국 대표팀 A매치에서의 활약과 대비된다. 한국 대표팀을 처음 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 바로 아래에 놓고 자유롭게 움직임을 풀어놓았다. 양쪽 윙백들도 손흥민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패스, 침투를 주고받으며 기회를 창출했다. 콜롬비아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릴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활용법의 효과였다.

에버턴전 후 손흥민은 현지 매체로부터 낮은 평점을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은 6.3점, 이브닝스탠더드는 5점, 풋볼런던은 더 낮은 4점을 매겼다.

이브닝스탠더드는 손흥민에 대해 “공을 잡을 때마다 주저했고, 엉성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손흥민이 잘하는 플레이를 살리지 못하는 토트넘 사령탑의 문제도 있어 보인다. 지난 시즌 침투 능력 등 장점을 극대화했을 때, 손흥민은 EPL 득점왕(23골)에 올랐다. 올 시즌 현재 손흥민은 리그에서 6골 4도움에 그치고 있다. UCL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포함 공식전 통틀어선 10골 4도움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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