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조작자 징계 사면' 축협 이영표·이동국·조원희 나란히 사퇴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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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3일 동시 사퇴 발표
"이사회 통과 막지 못한 책임 지고 사퇴"
"축구팬들에게 실망 안겨 드린 점 사과"


대한축구협회 이영표 부회장(가운데)과 최영일 부회장(왼쪽)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이영표 부회장(가운데)과 최영일 부회장(왼쪽)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 승부 조작 연루 징계자에 대한 ‘기습 사면’ 논란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이영표(45)·이동국(43) 부회장과 조원희(39) 사회공헌위원장이 고개를 숙이고 사퇴했다. 축구팬들은 축구 대중화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해 왔던 이들이 이번 논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는 것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국가대표팀 평가전 시작을 1시간 앞두고 승부 조작 등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사실이 밝혀진 이후 축구 커뮤니티와 축구계 안팎에서는 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에 대한 강한 비난이 쇄도했다. 축구협회는 사흘 뒤인 지난달 31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사면 결정을 전면 철회했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전 대표이사인 이영표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주 축구협회의 징계 사면 관련 이사회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영표는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축구협회 일원으로서 축구 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며 “부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있어야 할 곳에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이동국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3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 사퇴를 알렸다. 이동국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이동국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3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 사퇴를 알렸다. 이동국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이동국 부회장도 스스로 물러났다. 이 부회장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관계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축구협회의 제의로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업무를 배우고 파악하는 시기였고,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안건이었지만, 경기인 출신의 경험을 자신 있게 말씀드려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받은 많은 사랑을 행정으로 보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협회에 들어왔지만, 부회장으로서 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책임을 통감하며 해당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도 같은 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원희는 “축구협회 이사회에서 번복한 사면 건과 관련해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이 부끄럽고 부족한 제 모습에 스스로 큰 실망을 했다. 제 역량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껴 사회공헌위원장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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