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 백스테이지] 통영국제음악제 선 부산시향, 생황·아코디언과 함께한 ‘아시아 초연’ 무대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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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재단과 위촉 신동훈 신곡
진은숙·김선욱 객석에서 듣고 ‘호평’
협연 우웨이·파스칼 콩테도 ‘만족’

5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부산시향 협연으로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기뻐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5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부산시향 협연으로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기뻐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솔리스트들이 연주를 정말 잘했고요. 오케스트라도 아주 충실했고, 곡도 청중들한테 다가가기 좋아서 참 좋았습니다.”(진은숙 작곡가·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 “다양한 색깔이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되게 좋았습니다. 생황이랑 아코디언이 함께 연주하는 조합은 거의 처음 본 것 같은데, 조화롭게 멋진 작품을 남긴 것 같아요.”(김선욱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환상적입니다. 최수열 지휘자와는 대만 연주를 함께한 적이 있습니다만 부산시향과는 이번에 시간이 없어서 한두 번밖에 못 맞춰 봤는데 정말 놀랐습니다.”(우웨이·생황 연주자) “깜짝 놀랐습니다. 멋진 연주였고, 아주 만족스럽습니다.”(파스칼 콩테·아코디언 연주자)

5일 오후 7시 통영국제음악제 초청으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 부산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최수열). 1부 순서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이중협주곡)’(2022) 아시아 초연에 쏟아진 반응이다.

5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부산시향 협연으로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최수열 지휘자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5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부산시향 협연으로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최수열 지휘자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이 곡은 통영국제음악재단과 부산시향이 공동 위촉한 작품이다. 연주 시간은 20분가량이다. 작곡가 신동훈에 따르면 이백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영감을 받아 이 곡을 썼고, 원작 시에서처럼 술을 마시는 시인과 그림자, 그리고 달빛이 어우러져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실제 공연장에서 연주를 들어보면 현대음악인데도 그다지 난해하지 않고, 마치 숲에 들어와 있는 듯 편안한 느낌으로 곡에 빠져들 수 있다. 특히 생황과 아코디언이라는 두 악기의 소리 생성 과정이 완전히 다른 데도 음색이 상당히 비슷하게 들리는 등 둘의 조합이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면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하고 있는 우웨이의 생황 연주 모습.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하고 있는 우웨이의 생황 연주 모습.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하고 있는 파스칼 콩테의 아코디언 연주 모습.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하고 있는 파스칼 콩테의 아코디언 연주 모습.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요즘은 다 같은 초연이라도 ‘세계 초연, 아시아 초연, 한국 초연’으로 일일이 구분하는 만큼, 부산시향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아시아 초연 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했다는 건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세계 초연은 지난해 독일에서 성사됐고, 이번엔 아시아 초연이다. 공연이 끝난 후 대기실에서 만난 최 지휘자는 아시아 초연에 대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짚어 주었다.

“신동욱 작곡가 작품은 부시 앤드 호크스(Boosey & Hawkes)에서 출판되는 만큼 세계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작곡가 작품을 세계적인 협연자(우웨이·파스칼 콩테)와 같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오케스트라엔 하나의 히스토리가 되는 거죠.”

5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부산시향 협연으로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앙코르곡을 연주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5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부산시향 협연으로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앙코르곡을 연주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 제공

세계적인 음악 단체와의 ‘공동 위촉’에 대해서는 통영국제음악재단 김소현 예술사업본부장이 한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작품 의뢰비는 물론이고 제작비가 점점 비싸지면서 최근엔 공동 위촉 작품이 늘고 있는데 세계적인 작곡가나 오케스트라, 음악 단체일수록 아무나 끼워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공동 위촉에 함께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이미 통영국제음악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거다.

한편 이날 부산시향 공연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로 시작해 라벨의 ‘라 발스’로 마무리했다. 빈 왈츠로 시작해 파리 왈츠로 끝난 셈이다. 그 사이에 신동훈 곡(1부)과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심포닉 댄스’(2부)를 연주했다. 앙코르는 라벨의 ‘볼레로’를 들려줬다. 곡 구성도 꽤 좋았다는 평가다. 진 예술감독과 최 지휘자가 함께 고민한 결과다.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커튼콜을 하는 동안 최수열 지휘자가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신동훈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 아시아 초연을 마친 우웨이&파스칼 콩테가 커튼콜을 하는 동안 최수열 지휘자가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다만 아쉬웠다면 부산시향 위촉 곡, 아시아 초연작을 부산에선 현재 듣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동훈 곡의 경우 다음 연주는 프랑스가 될 것 같다고 콩테가 전했다. 우웨이가 최 지휘자에게 물었다고 한다. “부산에선 이 곡 언제 연주할 수 있나요?” 그에 대해 선뜻 답하지 못하는 최 지휘자를 보며 부산의 고민을 읽는다.

“오케스트라의 존재 이유는 청중에게 탁월한 연주를 들려주는 데 있습니다. 부산시향은 나름 현대음악 연주를 많이 해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지만, 연주 홀 사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신동훈 곡 아시아 초연이 성공적이었던 이유 중에는 통영국제음악당 시설(음향 등)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연주홀도 또 하나의 악기니까요. 제가 우웨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부산에도 멋진 음악 전문 홀이 지어지고 있으니까 그땐 가능하지 않겠느냐고요.”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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