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원전 전문가 “후쿠시마 방류 안전 장담 못 해”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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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설계 고토 마사시 박사 밝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결사 저지, 방사능 없는 지구의 날 선포 시민대회' 참가자들이 20일 오후 부산 동구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결사 저지, 방사능 없는 지구의 날 선포 시민대회' 참가자들이 20일 오후 부산 동구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는 계획을 밝히자 전국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한 일본 전문가는 한국을 찾아 “일본 정부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한 고토 마사시(74) 박사는 20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에서 열린 ‘방사능 없는 지구의 날 선포 시민대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방류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히로시마대학교 공과대학 박사인 고토 박사는 1989년 일본 기업 도시바에 입사해 원자력발전소 격납용기 설계 분야를 담당했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도 참여한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설계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일본, 한국 등 전 세계에 원전 위험성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고토 박사는 “원전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사고 발생까지는 짐작하지 못했다”면서 “후쿠시마 사고 발생 이후에는 원전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뗐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에는 현재 130만t 가량의 오염수가 보관 중이고, 일본 정부는 올여름부터 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물로 희석해서 방류하면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오염수가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일단 방류부터 하고 보자는 일본 정부의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토 박사는 이 자리에서 오염수를 대형 탱크에 보관하는 방안과 모르타르 고체화 보관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간 보관하면 방사선량이 줄어든다. 이를 활용해 대형 탱크를 만든 뒤 기존에 보관된 원전 오염수를 서서히 옮기는 방식으로 오염수를 보관할 수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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