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한국전 희생 미군 추모하며 부부 동반 ‘혈맹 행보’ [윤 대통령 국빈 방미]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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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참전용사 기념비’ 함께 방문
헌화대 묵념 후 전사자 유족에 경의 표현
윤 대통령, 오찬서 “미 젊은이 희생” 강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25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혈맹’ 행보에 나섰다.


두 정상 부부는 이날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았다. 이곳은 함께 피를 흘리면서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강고성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회색 넥타이를 맸으며 김건희 여사는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색 정장, 질 바이든 여사는 옅은 하늘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한·미 정상 부부가 헌화대로 향하는 모습을 19명의 병사 동상이 지켜봤다. 한국전쟁 등에 참전했던 미군 장병의 희생과 헌신의 모습을 19개 동상으로 표현한 조형물이다. 눈비를 막는 판초 차림의 병사들이 한국의 논밭을 가로질러 순찰하는 모습이 조각돼 있다. 맨 앞에 있는 병사 동상의 바닥에는 '우리나라는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와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을 지키자는 요청에 부응한 조국의 아들과 딸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헌화대에 도착한 다음 나란히 고개를 숙이고 3초간 묵념했다. 김 여사와 바이든 여사도 함께 묵념했다. 한·미 정상 부부는 이어 진혼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려 추모했다. 그 옆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미군 의장대가 도열했다.

한·미 정상 부부는 이어 화강암으로 만든 ‘추모의 벽’으로 다가가 찬찬히 둘러봤다.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쟁 전사자 4만 3748명(미군 3만 6574명·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알렌 페핀 미군 사령관이 그 앞에서 루터 스토리 장병 유족을 소개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유족과 악수했다. 이후 바이든 여사, 윤 대통령, 김 여사 순으로 악수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스토리 상병은 1950년 한국전에서 용맹하게 싸운 미군 병사다. 공격을 받은 이후 실종돼 최근까지 유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달 전쟁 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에 의해 신원이 확인돼 (미국 측에 해당 사실이)통보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이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 공감을 표하면서 “한·미동맹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함께하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빈 방미 기간 중 바이든 대통령을 처음으로 대면했다. 기념비 방문 직전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관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고 블루룸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감상하며 환담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수많은 미국 젊은이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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