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힐링 찾아…함안 청보리밭에서 즐긴 ‘밭멍’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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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강나루생태공원 청보리밭
초록 물결 장관 5월 초중순까지 절정
원두막 올라 ‘밭멍’ 하면 힐링 저절로
자전거 일주 도로 라이딩까지 가능
강 맞은편 창녕 유채꽃 단지도 추천

봄의 초록빛 청보리밭은 마음에 안식을 준다. 경남 함안군 칠서면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서 봄바람에 물결치는 청보리밭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지쳐 있던 심신이 절로 치유된다. 봄의 초록빛 청보리밭은 마음에 안식을 준다. 경남 함안군 칠서면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서 봄바람에 물결치는 청보리밭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지쳐 있던 심신이 절로 치유된다.

형형색색 봄꽃이 향연을 펼치는 봄. 조금은 차분하고 수수해 보이는 초록빛 청보리밭이 춘심을 사로잡는 계절이기도 하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넘실넘실 청보리가 일렁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지쳐 있던 심신이 절로 치유된다. 청보리밭이 봄에 즐기는 대표적인 자연 속 ‘밭멍’ 명소로 인기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얼마 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끝자락에 조성된 청보리밭을 보고 욕심이 생겼다. 광활한 들판을 가득 채운 청보리밭이 보고 싶어졌다. 청보리밭 명소로 알려진 곳은 제주도 가파도, 전북 고창 보리나라 학원농장, 충남 보령 천북폐목장 등이다. 경북 경주는 분황사와 황룡사지 주변이 청보리밭 명소로 인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심지 않았다고 해 아쉽다. 대신 경남 함안에도 드넓은 청보리밭이 있다.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청보리밭 명소다. 함안군청은 함안 9경으로 손꼽는 함안 청보리밭의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청보리밭 축제를 연다고 한다. 함안 청보리밭을 만나러 봄나들이에 나섰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의 청보리밭은 42만㎥(약 13만 평)에 달한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의 청보리밭은 함안의 가 보고 싶은 아름다운 명소인 ‘함안 9경’ 중 하나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의 청보리밭은 42만㎥(약 13만 평)에 달한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의 청보리밭은 함안의 가 보고 싶은 아름다운 명소인 ‘함안 9경’ 중 하나다.
경남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 널찍이 자리한 오토캠핑장.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경남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 널찍이 자리한 오토캠핑장.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밀도가 높고 발육 상태가 좋아 청보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곳은 오토캠핑장과 축구장·농구장 등 체육 시설 사이에 펼쳐진 청보리밭이다. 청보리밭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다. 밀도가 높고 발육 상태가 좋아 청보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곳은 오토캠핑장과 축구장·농구장 등 체육 시설 사이에 펼쳐진 청보리밭이다. 청보리밭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다.
자전거 대여소 뒤쪽으로는 넓은 들판에 작약들이 자라고 있다. 작약은 5~6월 꽃을 피운다. 자전거 대여소 뒤쪽으로는 넓은 들판에 작약들이 자라고 있다. 작약은 5~6월 꽃을 피운다.

초록 물결이 빚은 싱그러운 풍경

함안 청보리밭은 경남 함안군 칠서면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 있다. 낙동강 둔치에 드넓게 펼쳐진 공원 들판에는 봄이 되면 청보리가 파릇파릇 솟아난다. 함안군청은 2018년부터 관광 자원화 목적으로 청보리를 심었고, 올해도 42만㎥(약 13만 평) 규모로 청보리밭을 조성했다. 전국 최대 규모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자가용을 이용해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 도착하면, 주차장이 세 곳 있다. 한 곳은 오토캠핑장 이용객만 쓸 수 있는 강나루 오토캠핑장 주차장이고, 나머지 두 곳은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은 낙동강을 따라 가로로 길쭉하게 누워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공원은 중심부에 오토캠핑장이 넓게 조성돼 있고, 동쪽에는 야구장·축구장·파크골프장·농구장·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체육 시설이, 서쪽에는 피크닉 광장과 다목적 잔디광장 등이 자리한다. 일반인들은 서쪽 끝과 동쪽 끝에 위치한 주차장에 주차(무료)하면 된다. 공원 부지가 넓지만 청보리밭이 곳곳에 고루 자라고 있어, 두 곳 중 어디든 주차해도 좋다. 공원은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은 곳이다. 자전거 대여소 역시 두 주차장의 가운데쯤 위치해 양쪽 끝 주차장에서 접근성에 큰 차이가 없다.

서쪽 끝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자전거 대여소로 향한다. 파란 하늘 아래 길게 뻗은 자전거 도로를 보니 빨리 자전거에 몸을 싣고 싶어진다. 7~8분 정도 걸으면 강나루오토캠핑장의 위치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가면 오토캠핑장이 넓게 펼쳐지고, 작은 단층 건물인 자전거 대여소가 보인다. 자전거는 1인승과 2인승이 있다. 1시간 이용 요금이 각각 2000원과 3000원이다. 추가 요금(30분 기준)은 각각 1000원과 1500원인데, 주말과 공휴일 등 자전거 대여 수요가 높은 날엔 추가 이용이 쉽지 않다. 이용 가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로, 매주 월요일은 대여소가 쉰다. 자전거를 빌리려면 신분증이나 소지품을 맡겨야 한다.

자전거 대여소 뒤쪽으로는 넓은 들판에 작약들이 자라고 있다. 아직 꽃을 피우기 전이다. 60cm 정도 높이까지 자라는 작약은 5~6월 꽃을 피운다. 꽃은 최대 지름 10cm 정도까지 자란다. 꽃색은 붉은색, 흰색, 분홍색 등 다양하며 꽃이 아름다워 주로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함안군은 아름다운 작약꽃이 피는 다음 달 5~7일 함안 청보리와 작약을 함께 알리는 함안 청보리·작약 축제를 개최한다. 함안군이 자랑하는 작약의 재배 면적도 2만㎥(약 6000평)가량으로 꽤 넓다. 오토캠핑장 북서쪽에도 작약 재배지가 있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은 오토캠핑장과 체육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부지에 대부분 청보리가 자라고 있다. 그래서 청보리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밀도가 높고 발육 상태가 좋아 청보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곳은 오토캠핑장과 축구장·농구장 등 체육 시설 사이에 펼쳐진 함안강나루숲 일대다. 청보리밭 사이로 폭 3~4m가량 되는 산책로가 나 있다. 길가엔 청보리가 우뚝 서 있는데, 키가 허리 정도까지 자랐다. 가까이 다가서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초록빛 청보리밭이 장관을 이룬다. 낱알은 알알이 들어찼고, 초록 잎은 삐죽삐죽 솟아 있다. 청보리가 실바람 장단에 살랑살랑 어깨춤을 추고, 한들한들 흔들리며 바스락댄다. 청보리의 초록 물결을 보니 청량하고 싱그럽다. 띄엄띄엄 서 있는 나무들이 청보리밭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선물한다.

보리밭 사잇길에 원두막과 평상이 놓여 있다. 원두막을 품은 청보리밭은 정겨우면서도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보리밭 사잇길에 원두막과 평상이 놓여 있다. 원두막을 품은 청보리밭은 정겨우면서도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초록빛이 선명함을 더하고 있는 청보리밭은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청량함과 싱그러움을 더한다. 초록빛이 선명함을 더하고 있는 청보리밭은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청량함과 싱그러움을 더한다.
청보리는 낱알이 알알이 들어찼고, 초록 잎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 청보리는 낱알이 알알이 들어찼고, 초록 잎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

봄바람 맞으며 걷고 자전거도 타고

자전거를 세워 두고 청보리 구경에 황소걸음으로 걷는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며…’ 가곡 ‘보리밭’의 노랫말이 떠오른다. 보리밭 사잇길을 걸으니 노랫말처럼 옛 생각이 난다. 6·25전쟁 중에는 피란처였던 부산에 정착해 활동했던 음악가와 문학인들이 많았다. ‘보리밭’은 종군 작곡가로 활동했던 윤용하가 1951년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시인 박화목과 술을 마시다 의기투합하면서 탄생한 곡이다. 자갈치시장에는 노래비도 있는데, 그래서 보리밭이 더 친근한가 싶다.

보리밭 사이로 원두막과 평상이 눈에 들어온다. 원두막을 품은 청보리밭은 정겨우면서도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원두막에 올라 누군가는 휴식을 취하고, 누군가는 ‘밭멍’의 여유를 부린다. 원두막에 앉아 한들대는 청보리밭을 멍하니 보다, 초록빛이 주는 심상에 대해 생각해 본다. 초록은 눈의 피로를 풀어 준다. 심리적으로는 안정감, 온화함을 준다. 휴식과 위안, 건강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상큼하고 시원하며 낙관적인 색채이기도 하다. 청보리밭을 바라보며 초록이 인간에 주는 선물에 감사함을 느낀다.

청보리는 경남 함안과 창녕을 잇는 낙동대교 아래와 그 너머에도 한가득이다. 정갈함은 다소 부족하지만 키가 더 크고 무성하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의 청보리밭이 끝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실감한다. 청보리는 5월 초순이면 다 자라 초록빛이 선명함을 더하며 절정에 다다른다. 5월 말엔 노랗게 익어 황금물결을 이룬다. 청보리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달 남짓이지만, 황금보리 역시 또 다른 장관이다. 함안군은 함안강나루생태공원 청보리를 다음 달 말 수확한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에는 포토존으로 인기 있는 곳이 있다. 등나무 쉼터로, 파크골프장과 축구장 사이에 있다. 덩굴이 이리저리 얽혀 있고, 연두색 잎이 풍성하게 돋았다. 다음 달이면 연한 자주빛 등꽃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만발할 듯하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일주 도로(3km)를 달린다. 페달을 쉼 없이 밟는 데도 힘들지 않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봄바람에 상쾌함만 가득하다. 신나게 내달리다가도 주변 경치에 매료돼 자전거를 세워 놓는 일이 잦아진다. 낙동강변 나루터 나무 덱 난간에 서서 낙동강 큰 줄기를 굽어보며 여유도 즐겨 본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은 걷기도 좋다. 공원 내에는 ‘칠서 강나루길’이 있다. 낙동강 강변로와 청보리밭 사잇길을 잇는 3.7km 구간(1시간 30분 소요)의 산책로다. 칠서 강나루길은 함안의 대표적인 걷기 길인 ‘두 다리로 걷는 함안의 아름다운 11길’ 중 하나다. 공원 내엔 둘레길 A코스(1.4km)와 B코스(2km)도 있다. 걷다 보면 철쭉과 라일락, 이팝나무 등도 만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다면, 킥보드를 타기에도 좋다.

이달 중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을 찾는다면, 강 건너 창녕 남지체육공원 유채꽃 단지도 들러 보면 좋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과 창녕 남지체육공원은 낙동강을 두고 맞은 편에 위치한다. 차로 5분 지근거리다. 유채꽃은 4월에 절정을 이루고 5월이면 진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은 공원 가장자리로 자전거 일주 도로가 나 있다. 자전거에 몸을 싣고 신나게 내달리다가도 주변 경치에 매료돼 자전거를 세워 놓는 일이 잦아진다.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은 공원 가장자리로 자전거 일주 도로가 나 있다. 자전거에 몸을 싣고 신나게 내달리다가도 주변 경치에 매료돼 자전거를 세워 놓는 일이 잦아진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닿은 낙동강변 나루터. 나무 덱 난간에 서서 낙동강 큰 줄기를 굽어보면 가슴이 탁 트인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닿은 낙동강변 나루터. 나무 덱 난간에 서서 낙동강 큰 줄기를 굽어보면 가슴이 탁 트인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의 맞은편에는 창녕 남지체육공원이 있다. 남지체육공원의 유채꽃 단지는 전국 최대 규모다. 4월 절정을 이룬 유채꽃은 다음 달이면 진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함안강나루생태공원의 맞은편에는 창녕 남지체육공원이 있다. 남지체육공원의 유채꽃 단지는 전국 최대 규모다. 4월 절정을 이룬 유채꽃은 다음 달이면 진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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