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평균자책점 0… “우리 진욱이가 달라졌어요”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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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와 2/3이닝 단 1안타만 허용
탈삼진 11개로 롯데 불펜 핵심
릴리스 포인트 일정하게 유지
투구 동작 간결화로 제구 잡아
“코치님 잘 지도해 줘 승리 기여
좋은 공 던지면서 자신감 생겨”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3년 차 투수 김진욱(사진·21)이 달라졌다. 롯데 계투조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시즌 김진욱은 역동적인 투구 자세를 잠시 내려놓고 정확한 투구에 집중하며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달라진 안정적인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영건’ 김진욱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롯데 계투조는 팀의 시즌 초반 상위권 도약에 발판이 되고 있다.


롯데는 시즌 초반 선발 투수들의 동반 부진과 타선의 침묵 속에 다소 경기가 답답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8~20일 홈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첫 3연전을 시작으로 2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21~23일 NC 다이노스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한 데 이어 한화와의 26일 홈경기에서도 승리해 시즌 첫 5연승을 달렸다. 롯데의 팀 순위는 어느새 3위까지 올라섰다.

롯데 상승세의 중심에는 타선과 계투조의 ‘완벽한 공조’가 자리 잡고 있다. 타선이 빅이닝을 완성하면 계투조가 막고, 계투조가 실점 없이 상대 팀 타선을 잠재운 뒤에는 타선이 대량 득점으로 보답하고 있는 식이다.

롯데는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회까지 2-1, 1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었다. 롯데는 6회초 1사 2·3루 실점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김진욱이 한화 타자 2명을 삼진과 플라이아웃으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김진욱의 호투에 보답하듯 롯데 타선은 6회와 7회 공격에서 각각 1점과 5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가져왔다.

지난 23일 NC와의 경기에서도 8회까지 0-3으로 끌려가다 9회초 5점을 득점하며 단숨에 5-3으로 역전한 후 마무리 투수로 올라온 김상수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김진욱은 이 두 경기에 모두 출전해 승리에 기여했다. 두 경기에서 타자 10명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역할을 100% 해냈다. 26일 경기에서는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묵직한 투구로 팀의 리드를 지켰다.

김진욱은 26일까지 치른 8경기(9와 3분의 2이닝)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37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탈삼진은 11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뽑은 것이다. 볼넷을 7개 내줬지만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을 아쉽게 벗어난 공들이 많았다.

김진욱은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2차 1라운드 1순위로 뽑은 좌완 오버핸드 투수다. 입단 초기부터 역동적인 투구 동작과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로 코치진과 팬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데뷔 시즌인 2021시즌 4승 6패, 2022시즌에는 2승 5패를 기록하는 등 선발 투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김진욱에게는 제구 난조와 볼넷 남발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김진욱과 강영식 1군 불펜 코치는 선발 진입이라는 목표는 잠깐 접어 두고, 제구력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투구 동작을 간결하게 하고, 손에서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연습을 하며 제구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이런 김진욱의 노력에 ‘80억 원 FA 포수’ 유강남의 투수 리드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안정적인 투구가 가능해졌다.

김진욱은 시즌 초반 긍정적인 등판 결과에 대해 코치진과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김진욱은 26일 경기 뒤 “다양한 상황에 등판하고 있지만, 컨디션에 따라 휴식과 등판을 코치님들이 잘 조정해 주셔서 팀의 승리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진욱은 또 “(유)강남이 형도 리드를 잘 해주셔서 믿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며 “좋은 공을 던지면 긍정적인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던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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