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첫 봄, 병원마다 독감·감기 환자 ‘북새통’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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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해진 개인 방역 빈틈 비집고
환절기 소아·청소년 환자 급증
7~12세 1000명당 38명 ‘최다’
당국 “개인 방역 더욱 신경 써야”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이후 부산 한 초등학교에서 체육활동을 하는 학생들. 부산일보DB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이후 부산 한 초등학교에서 체육활동을 하는 학생들. 부산일보DB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후 처음 맞는 봄 환절기에 감기·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늘어 병원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또 영유아 사이에서는 수족구도 유행하고 있어 느슨해진 개인 방역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7일 부산의 한 이비인후과 대기실은 오전부터 진료를 보려는 환자로 가득 찼다. 이날 병원을 찾은 조 모(38·연제구 연산동) 씨는 “며칠 사이 기온이 떨어지고 밤낮으로 일교차가 크다 보니 콧물감기가 안 떨어져서 진료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가까이 병원을 방문한 한 환자는 대기 환자가 많은 것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겨울철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독감도 기승이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15주 차(4월 9~15일) 의사환자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증상 환자 수)은 18.5명이었다. 독감 의심환자 수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최고점(60.7명)을 찍고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2월 말~3월 중순 11명대를 유지하던 의사환자분율은 3월 말부터 다시 반등하며 증가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12주 차 13.2명, 13주 차 14.5명, 14주 차 15.2명을 기록했다.

독감 환자는 소아·청소년이 대부분이다. 15주 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 살펴보면, 7~12세가 38.2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3~18세 21.8명, 1~6세 21.0명이었다.

영유아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족구병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은 13주 차에 1.1명이던 것이 14주 차 2.0명, 15주 차 2.9명으로 늘었다. 또 꽃가루가 날리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감염병 유행은 환절기에 더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자율화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시 감염병관리과에 따르면, 부산의 이달 독감 의심환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한 2020~22년보다 확연히 늘어났다. 시 감염병대응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한 3년 동안 시민들이 불편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했기 때문에 계절마다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유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유행 중인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등 철저한 개인 방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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