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서 미군 위기 대응 체계 보고받은 첫 한국 대통령 [윤 대통령 국빈 방미]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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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핵우산 작동 과정 참관
국가군사지휘센터서 정세 보고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 기관 방문
전술핵 없는 한국 안보 불안 해소
북 고강도 도발 맞선 경고 차원
전략핵잠수함 정례적 기항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미군 수뇌부로부터 정세 브리핑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찾아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환담한 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국가군사지휘센터(NMCC)를 방문해 전략적 감시 체계와 위기대응 체계를 보고받았다. NMCC는 펜타곤의 핵심 지휘통제센터로서 유사시에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군 지휘관을 직접 보좌하는 미국 국방의 핵심 시설이다.

이번 브리핑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에 새로운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실행되는 것과 맞물려 윤 대통령이 직접 ‘핵우산’의 실질적 작동 과정 등을 지켜봤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방문했다. DARPA는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최고의 군사기술 연구개발기관이다. 윤 대통령은 DARPA에서도 브리핑을 받고 군사기술 혁신을 논의한 뒤 한·미 두 나라의 국방과학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두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미국 전략자산이 ‘정례적 가시성’을 기반으로 한반도에 전개된다. 이는 전략자산의 노출 빈도를 높여 북한 도발에 억제력을 가중하는 한편,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한국 국민의 안보 불안을 덜어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례적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전략핵 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이 꼽힌다. SSBN은 다른 국가를 방문하는 자산이 아니며 위치도 비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은 현재 오하이오급 SSBN 14척을 운용하고 있다. 오하이오급은 1번함인 ‘오하이오’가 취역한 1981년 이후 한 번도 한국에 기항한 적이 없다. 미군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전날 SSBN 741 ‘메인함’이 보급을 받기 위해 태평양 괌 기지에 입항했다면서 관련 사진 4장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는데, 이를 두고 ‘워싱턴 선언’에서 SSBN의 한국 기항을 언급하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SSBN은 먼바다에서 적을 은밀히 겨냥하는 전략자산이지만, 한국 작전해역에 기항하는 것은 수중 은밀작전보다 정례적 가시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또 SSBN의 한국 기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소지를 비껴가면서도 전술핵 배치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핵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치로 꼽힌다.

SSBN의 한국 기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군사용 정찰위성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때 대북 경고 차원에서 이뤄지거나, 한·미 연합연습을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군이 미국의 SSBN과 훈련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연합연습보다는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계기로 한반도를 방문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법치, 인권의 공동가치에 기반한 동맹 70년 역사를 돌아보고, 한·미 양국이 당면한 도전 요인을 진단하며, 앞으로 양국이 함께 지향할 동맹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워싱턴DC=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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