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 10명 중 1명은 마약한다? 거제시의원 혐오 발언 논란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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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회 국민의힘 양태석 의원
외국인노동자 지원조례 심사 발언

거제시의회 양태석 의원. 부산일보DB 거제시의회 양태석 의원. 부산일보DB

“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마약)을 한다. 4~5명이 침 뱉고 슬리퍼 끌고 시내 다니면 우리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나.”

경남 거제시의회 현역 의원이 공식 석상에서 외국인 혐오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20일 열린 임시회 경제관광위원회 소관 ‘거제시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안’ 심사 과정에 나왔다.

해당 조례는 국민의힘 김선민 의원이 발의한 안건으로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사·연구 △직업교육 지원 및 국내 생활 적응 교육 △주거·생활 안정 지원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설치·운영 등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같은 당 양태석 의원은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 가서 일하면 그 나라에서 외국인을 위해 조례를 만들어 주나, 안 만들어 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해 같은 경우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들어와 있는데 경찰서에서 관리가 안 된다”며 “외국 사람들, 특히 베트남 애들, 이런 애들은 관리가 안 돼서 경찰들도 손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을 한다”며 “이런 애들을 우리가 지원한다고 그러면 이거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외국인들 4~5명이 침 뱉고 슬리퍼 끌고 시내 다니면 우리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나. 우리가 가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해당 조례안은 상임위에서 ‘보류’됐다. 이후 양 의원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외국인 혐오 논란이 불거졌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1일 성명을 통해 양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의당은 “외국인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례안을 다루는 자리에서 공직자 입에서 차별과 혐오 발언이 서슴지 않고 나온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도 “객관적 근거 없는 시대착오적 인종차별, 타국 모욕, 외국인 노동자 혐오 비하 막말, 사과와 반성 없는 자질이 의심스러운 국민의힘 정치인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협 책임자인 서일준 의원은 해당 시의원의 일탈로만 치부한 채 물러서 있지 말고, 강력한 책임 추궁과 대시민 공개 사과 그리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며 “거제시의회도 시민들의 공분을 인식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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