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우파 대통령 당선 최대 수혜자는 ‘대만’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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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지지율 1위 친중 후보 고배
페냐 당선인 “대만과 관계 유지”

산티아고 페냐(가운데)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이 활짝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산티아고 페냐(가운데)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이 활짝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양안(중국과 대만) 대리전 양상으로 국제 사회의 높은 관심을 끈 파라과이 대선에서 ‘친 대만’ 우파 성항의 산티아고 페냐(44) 집권당 후보가 승리하며 당선을 확정했다.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 소속 페냐 후보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대선에서 개표율 92.24% 기준 43.07%의 득표율로, 27.49%를 득표한 중도좌파 성향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를 예상 밖으로 크게 따돌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페냐 당선인은 이날 오후 7시 35분 아순시온 당사에서 한 당선 수락 연설에서 “콜로라도당의 위대한 승리”라며 “여러분과 함께 조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세 초·중반 여론조사에서 친중 좌파 성향의 야당 후보인 알레그레가 1위를 차지하며 지지자들로부터 ‘정권교체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알레그레 후보는 그러나 유세 막판 야권 대분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유력 야당들의 단일화 후보로 나선 알레그레는 자신의 부패 척결 의지를 밝히기 위해 수시로 여당을 마피아에 비유하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는데, 해당 발언들이 일부 야당 조직원과 중도파엔 되레 독으로 작용하며 표심 결집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통’으로 평가받는 페냐 당선인은 경제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정을 운영할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기업 친화 분위기 조성 등 그간의 여당 정책에서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으로는 미국·대만과의 연대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13개 수교국 중 한 곳이다. 이에 따라 페냐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나라는 대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페냐는 친중국 성향을 드러낸 알레그레 후보에 맞서 대만과의 우호 관계를 증진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힌 바 있다. 1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역설했다. 이로써 파라과이는 멕시코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중남미의 거센 좌파 물결 속에 몇 안 남은 우파 정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연합뉴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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