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데’ 일등공신 나균안·불펜… ‘봄데’ 잊으려면 ‘선발 반등’ 필수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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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3년 만에 8연승 1위
김원중·구승민 등 막강 불펜 덕
연승 기간 평균자책점 0.81 활약
뉴에이스 나균안 ‘4승 무패’
나홀로 호투로 선발진 이끌어
선발 투수 보강이 상승세 관건
외국인 투수 교체도 고려해야

롯데 자이언츠가 13년 만에 8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로 4월을 마감했다. 뉴에이스로 선발 투수진을 이끌고 있는 나균안(위)과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확정 지은 마무리 투수 김원중(아래 사진의 오른쪽)이 포수 유강남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이재찬 기자 chan@ 롯데 자이언츠가 13년 만에 8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로 4월을 마감했다. 뉴에이스로 선발 투수진을 이끌고 있는 나균안(위)과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확정 지은 마무리 투수 김원중(아래 사진의 오른쪽)이 포수 유강남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이재찬 기자 chan@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파죽의 8연승을 거두며 리그 선두로 4월을 마감했다. 무려 13년 만에 일군 8연승이자 11년 만의 단독 1위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5-3으로 재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지난 2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8연승을 질주하며 KBO리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4승 8패(승률 0.636)로 15승 9패(0.625)의 SSG 랜더스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1위다.

롯데가 8연승을 거둔 건 2010년 6월 12일 이후 4705일 만이다. 20경기 이후 단독 1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12년 7월 7일이후 3949일 만이다.

이날 경기 뒤 서튼 감독은 “선발 한현희가 견고하게 공을 던졌고, 짧은 휴식기간에도 불구하고 전력 투구를 했다”며 “상대에게 역전을 허용했지만, 불펜 투수들이 무실점으로 막아 줘 역전의 기회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이어 “렉스가 중심 타자로서 팀이 필요한 역전타를 쳐 냈고, 구승민과 김원중이 언제나처럼 믿음직스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서튼 감독의 말처럼 롯데 선두의 일등공신은 막강 불펜진이다. 롯데 불펜은 8연승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 0.81을 기록했다. 33과 3분의 1이닝 동안 자책점은 단 3점만을 내줬다. 장발의 마무리 김원중과 홀드왕 구승민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정상궤도를 되찾았고, 베테랑 김상수·신정락·윤명준이 노련한 투구로 허리를 단단히 받치고 있다.

무엇보다 좌완 기대주 김진욱이 선발 투수의 뒤를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있다. 김진욱은 4월 10경기에서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30일 키움전에서 비록 선발 한현희의 승계주자에 실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완벽히 틀어막았다.

뉴에이스 나균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나균안은 올 시즌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33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을 29개 뺏고, 볼넷은 8개만 내주는 안정적인 제구력을 뽐냈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이 0.89에 불과할 정도다. 다른 선발진이 부진한 가운데 나균안의 활약은 ‘군계일학’이라 할 만하다.

문제는 선발 투수진이다. 올 시즌 들어 롯데 선발진은 나균안 홀로 이끈다고 봐도 무방하다. 외국인 원투펀치로 꼽힌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는 단 한 차례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못 하고 있다. 대부분 5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두 선수의 부진은 스트레일리 5.82, 반즈 7.58이란 평균자책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평균자책점 5.12)도 아직 제 역할을 못 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도 롯데는 딱 이맘 때 리그 2위로 올라서며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5월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결국 하위권으로 처져 ‘봄데’란 오명을 다시 뒤집어 썼다. 올해 봄데를 탈피해 ‘탑데’를 가을까지 이어 가려면 선발진의 반등이 필수다. 한 시즌을 통째로 불펜진에 의존할 순 없다. 불펜은 자주 쓰면 쓸수록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과감한 외국인 투수 교체도 고려해 볼 시점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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