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구 YK스틸 ‘탈부산’ 지연에 속 타는 주민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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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설비 미비 당진 이전 차질
YK스틸 “미미한 스케줄 변동”
악취·소음 등 피해 장기화 민감
구청 등 위원회 열고 대안 논의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YK스틸. 부산일보DB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YK스틸. 부산일보DB

2024년 말까지 충남 당진으로 이전하겠다는 YK스틸의 계획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최근 주민들과 사하구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사측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이에 구청은 YK스틸에 주민 설명회 개최를 요구했다.

2일 부산 사하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사하구 구평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청 관계자와 주민 대표 15명, YK스틸 관계자 등이 참석한 ‘YK스틸 이전 및 미래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첫 회의가 열렸다. 위원회는 YK스틸 공장 주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공장의 충남 당진 이전 후 부지 활용 방안과 향후 지역 공동화 문제 등 공장 이전 이후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청 등에 따르면 첫 회의에서 YK스틸 측은 당초 이전을 목표로 하던 2024년 12월에서 이전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연 이유는 전선이나 송전탑 연결 등 전기 설비 설치 영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은 YK스틸 측에 설명회를 개최해 구체적인 이전 지연 사유를 포함한 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리라고 요구했다. 구청 관계자는 “YK스틸 이전 후 협력업체가 빠져나가는 데 따른 공동화, 주민 복지사업 등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구체적인 설명회 개최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YK스틸 측은 당진 이전과 관련해 일부 일정상 미미한 변동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전체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YK스틸 관계자는 “이전 위한 발주도 대부분 되어있기 때문에 전체 이전 계획이 바뀌는 그런 사항은 아니다”며 “미미한 스케줄 변동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위원회에서는 YK스틸이 충남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사측이 주민 복지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민 요구가 제안되기도 했다. YK스틸 이전 및 미래발전위원장을 맡고있는 박종호 구평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악취나 소음, 분진에 대한 보상이나 배상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기업 윤리상 주민들에게 복합 커뮤니티센터, 작은도서관 등의 형식으로 돌려줄 필요가 있다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7월 YK스틸은 당진시와 3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하고, 2024년까지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본사와 공장을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15만 7296㎡ 부지로 옮겨 신축하기로 약속했다. 당초 YK스틸은 2020년 당진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3년까지 이전을 약속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등 여러 요인으로 이전이 2024년으로 미뤄졌다.

1966년 현 위치인 사하구 구평동에 자리잡은 YK스틸은 1990년대부터 공장 주변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소음, 분진, 악취 등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대거 제기되며 본격적인 공장 이전을 추진해왔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단지보다 먼저 자리잡은 YK스틸이 민원 탓에 부산을 떠나야 하고, 일부 협력업체도 함께 떠날 것으로 예상돼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때 YK스틸과 관련해 인근 아파트로부터 사하구청에 연 300건가량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YK스틸 반경 약 700m 이내에는 아파트 기준 3500여 세대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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