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이장 공모제’ 도입 현직 반발에 결국…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시, 지난달 입법예고 개정안 시행 보류

통영시청. 부산일보DB 통영시청. 부산일보DB

속보=경남 통영시가 연내 시행하려던 이장 공모제 도입(부산일보 4월 18일 11면 보도)을 잠정 보류했다. 예상보다 거센 현직 이장들 반발에 숙의 과정을 거쳐 계속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통영시는 지난달 입법예고한 ‘이장‧통장‧반장 임명 및 정수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안’ 시행 절차를 중단했다고 9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확정된 안이 아닌 상태라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주민총회나 마을총회에서 선출된 사람을 읍·면장이 임명하던 이장 선출 방식을 공모제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선 과정에 발생하는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또 해당 마을에 2년 이상 주민등록을 둔 사람이면 실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공모에 도전할 수 있게 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별도 선정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통영시는 “현행 방식에서는 이장이 물의를 일으키거나 일부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도 행정이 대처할 방법이 전혀 없는 데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마을회에선 참여 기회가 제한되거나 불만 제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직 이장들은 “행정 입맛에 맞는 사람을 꽂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했다. 통영시이통장협의회는 “행정이 일방적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결국 통영시가 한발 물러섰다.

애초 이달 중 의견 수렴을 끝내고 상반기 열리는 조례규칙심의위원회에 개정규칙안을 상정한 뒤 가결되면 경남도 최종 승인을 받아 하반기 시행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완전히 폐기한 것은 아니다. 제시된 의견을 얼마나 어떻게 반영할지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진행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