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학업·사회 진출 힘들어하는 고교 후배에 길잡이 될 것”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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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열 (주)비앤비스틸 대표

부산 가야고 26기 졸업,멘토단 발족
10여 명에 장학금 100만 원씩 지급
직업 현장 체험 인턴 기회 제공도

“고교 동문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든든함을 후배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동문은 학교를 연결고리로 한 식구나 다름없기에 후배들과의 인연을 지속하며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에서는 (주)신우특수강을, 경북 포항시에서는 (주)비앤비스틸을 운영하고 있는 구경열(63) 대표는 고교 후배들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자랑한다. 구 대표는 부산 가야고등학교 26기 졸업생으로, 동문들과 함께 모교 재학생과 대학에 진학한 후배들을 위해 꾸준히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멘토 역할을 하며 후배들의 사회 진출까지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그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에 스테인레스 스크랩(고철)을 납품하는 자원 재생 사업을 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작은 사업체로 시작해 30여 년간 사업을 키워 왔다. IMF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긴급 자금을 받기도 했고 부도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끝내 살아남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친구들과의 우정, 학창 시절 받았던 사랑을 잊어버리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구 대표는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때 반장을 맡았다. 당시 친구들과의 우정은 끈끈했다는 표현을 넘어선다. 동아대 경제학과에 진학한 뒤에도 고교 동문회 일을 도맡았는데, 나이가 들고 사업이 안정된 지금까지도 그 인연이 이어져 현재 장학회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비영리법인 ‘BNB 장학회’를 설립해 포항 지역 보육원과 아동센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도와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동문들과 함께 부산 지역 대학에 진학한 가야고 동문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가야고 동문 멘토단’이 발족된 것이다.

지난 2월 서울에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가야고 동문 멘토단의 부산경남지부와 부산·경남지역 대학 교직원 멘토단의 발족식 행사도 열렸다. 멘토단은 후배 한 사람에게 100만 원씩, 3~4개월 간격을 두고 장학생을 추천받아 10여 명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동명대 학생 7명, 지난해 11월에는 동의대 학생 9명, 지난 2월에는 인제대 학생 10명, 그리고 지난달에는 가야고 방송부 학생 4명에게 장학금이 지원됐다.

멘토단은 특히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직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인턴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동문 선배들은 이미 벤처기업 대표로, 중견기업 사장으로 자리를 잡았고, 언론계는 물론 검경, 법조계, 예술계, 정치인,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학업과 사회 진출에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경험과 지혜를 가진 선배들이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실제로 지난 1월 촬영감독을 꿈꾸는 대학 2학년 후배가 현장 인턴 기회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미디어업체 대표이사인 선배의 배려로 10일간 영상 제작 현장 인턴 경험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턴을 마친 후배가 소중한 경험을 하게 돼 감사했다고 전해 왔는데 참 뿌듯했다”면서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장학 사업과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동문 선배들도 늘고 있어 올해부터 지원 대학과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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